(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첼시의 수비수 악셀 디사시가 '폭탄 처리반'에 속한 선수들이 어떤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공개했다.
'폭탄 처리반'은 현재 첼시 1군에서 낙오된 선수들을 한데 묶어 부르는 명칭으로, 이번 시즌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계획에서 배제돼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디사시의 폭로로 첼시가 사령탑의 구상에서 빠진 선수들을 대놓고 차별하고 있다는 게 알려진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23일(한국시간) "첼시의 악셀 디사시가 '폭탄 처리반'의 라커룸 사진을 공개했다"며 "그는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버린 선수들이 어떤 삶을 보내고 있는지 공유하면서 첼시의 악명 높은 폭탄 처리반 내부의 삶에 대한 비밀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디사시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리시즌 기간에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디사시가 게시한 사진 중 하나에는 첼시 1군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작은 공간에 모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에 나온 선수들은 벤 칠웰, 카니 추쿠에메카, 레슬리 우고추쿠 등 마레스카 감독 체제에서 입지를 잃은 자원들이었다.
언론은 "한 장의 사진에서 소위 '폭탄 처리반'으로 불리는 구역의 내부를 엿볼 수 있는 희귀한 장면이 있었다. 나무 벤치와 두 개의 창문, 그리고 벽에 고정된 에어컨이 있는 작고 텅 빈 방이었다"면서 "사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공간은 프리미어리그보다는 아마추어 리그처럼 보였고, 첼시 선수들에게 익숙한 호화로운 환경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사진을 주목했다.
디사시가 공개한 사진 속 공간은 첼시가 1군에서 사실상 제외된 선수들이 대기하도록 만든 곳이었다. 자리가 나눠져 있는 일반적인 라커룸과 달리 하나로 이어진 나무로 된 벤치가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부였고, 벽에는 일정한 간격마다 선수들의 자리를 지정하기 위한 듯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붙어 있었다.
선수들은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대부분은 바닥이나 벽을 바라보고 있었고, 2003년생 수비수 알피 길크리스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쥔 채 좌절한 듯한 자세로 앉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첼시는 이 선수들을 1군 훈련에 참여시키지 않은 채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 매각할 계획인 모양이다. 이적시장이 일주일여 남은 가운데 이미 1군 스쿼드 구성을 마친 첼시는 선수 매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사시가 공개한 사진에 나온 선수들 외에도 라힘 스털링, 크리스토퍼 은쿤쿠, 니콜라스 잭슨 등이 잠재적인 매각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디사시가 공개한 사진으로 인해 첼시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첼시가 일부 선수들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에게 수준 낮은 대우를 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팬들이 분노한 것이다.
한 팬은 'X(구 트위터)'에 이 사진을 공유하면서 "어떤 축구 선수도 이러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 특히 알피 길크리스트는 더더욱 그렇다. 그는 첼시에서 데뷔한 이후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선수들이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으로부터 지나친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워했다.
다른 팬도 "평생 첼시 팬이었던 길크리스트 입장에서 마치 종이에 적힌 이름처럼 취급받는다고 생각하면 정말 암울하다"며 길크리스트를 위로했다.
길크리스트는 첼시 유스 출신으로 지난 2023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첼시 데뷔전을 치렀다. 초반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면서 지난 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로 임대됐다. 현재 길크리스트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사진=데일리 메일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