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6분이면 충분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년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으로 옮긴 손흥민이 메이저리그사커(MLS) 세 번째 경기 만에 첫 골 터트리며 자신의 명성을 그라운드에서 입증했다.
전반 5분이 막 지나가던 순간 시도한 그의 오른발 프리킥이 장쾌하게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하며 골까지 터트리는 등 새 소속팀 LAFC 스트라이커로서 쉴새 없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팀은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이 이끄는 LAFC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시즌 MLS 정규리그 28라운드에서 FC 댈러스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LAFC는 MLS 서부 콘퍼런스에서 25경기에서 11승 8무 6패로 승점 41을 획득, 시애틀 사운더스 FC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앞선 뉴잉글랜드전에서 미국 무대 두 번째 경기 만에 선발 출격, 2-0 쐐기포 어시스트를 챙겼던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올렸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을 주포지션인 왼쪽 날개가 아닌 원톱으로 쓰고 있다.
LAFC는 이날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토트넘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라이언 홀링스헤드, 에디 세구라, 은코시 타파리, 세르지 팔렌시아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티모시 틸만, 이고르 제수스, 마르코 델가도가 배치됐다. 드니 부앙가와 손흥민, 그리고 나탄 오르다스가 최전방에서 스리톱을 구축했다.
이에 맞서는 댈러스는 3-4-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마이클 콜로디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세바스티안 이베이가, 랠러스 아부바카르, 샤켈 무어가 백3을 구성했다. 측면 수비는 베르나르드 카문고와 라미로가 맡았다. 중원은 카이크 페레이라와 크리스티안 카피스가 책임졌다. 최전방 스리톱에는 패트릭슨 델가도, 로건 패링턴, 앤더슨 훌리오가 배치됐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부터 활발히 움직였다. 전반 4분 패널티 박스 안에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간 뒤 공을 잡은 손흥민은 많은 수비들 틈에서 단독 드리블로 공간을 창출한 뒤 왼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수비 벽에 막혔다. 세컨드 볼을 부앙가가 잡은 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드리블을 시도했고, 프리킥을 얻어냈다.
프리킥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전반 6분 페널티 아크 왼쪽 다소 먼 곳에서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렸고, 슈팅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수비벽을 넘기고 가까운 쪽 골문으로 향했다. 콜로디 골키퍼는 다이빙해봤지만 슈팅을 막지 못했고, 손흥민의 슛은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MLS 데뷔골이 터졌다. 데뷔 경기 교체 출전 후 페널티킥 유도, 지난 경기 어시스트로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손흥민은 3번째 경기에서 골맛까지 보면서 미국 무대 데뷔 후 모든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댈러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13분 수비진에서 보낸 롱볼을 기점으로 우측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패링턴은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해당 슈팅이 LAFC 수비에 맞고 굴절됐다.
굴절된 슈팅은 요리스 골키퍼가 예측한 방향과 다르게 흘렀다.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 21분 LAFC에게 악재가 찾아왔다. 주전 미드필더 제주스가 중원 싸움 도중 발목이 꺾이면서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전반 25분 제주스는 마티유 초니에르로 교체됐다.
이후 흐름은 댈러스 쪽으로 흘렀다. 전반 26분 중원에서 유려한 패스플레이로 압박을 이겨낸 댈러스는 빠른 역습을 통해 중앙으로 침투하던 패링턴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패링턴이 박스 앞에서 일대일 상황을 맞이하기 직전에 뒤에서 쫓아오던 팔렌시아가 뒤에서 공을 터치해 걷어냈다.
이후에도 양 팀은 앞서가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LAFC 공격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전반 36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 전반 추가 시간 5분 손흥민의 컷백 패스 이후오르다즈의 슈팅 모두 아쉽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전은 그대로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손흥민이 또 다시 영향력을 드러냈다. 후반 8분 패널티 박스 안에서 홀링스헤드의 컷백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논스톱으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해당 슈팅은 상대 수비수 맞고 흘러 골대 앞에 서있던 홀링스헤드가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비디오판독(VAR) 이후 홀링스헤드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아쉽게 노골 처리됐다.
후반 15분에는 속임수 동작으로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후 손흥민의 컷백 패스를 부앙가가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봤지만 아쉽게 골문 위쪽으로 날아갔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에도 양팀은 끊임없이 공방전을 이어갔으나 후반 43분에서야 결정적인 찬스가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라온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손흥민이 왼발로 갖다 댔으나 수비 벽 맞고 문전 혼전 상황이 이어졌다. 이 공을 부앙가가 슈팅했다. 해당 슛이 수비에 맞고 골대에 맞으면서 아쉽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고, LAFC는 끝까지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후반 52분 손흥민이 중원에서 공을 받고 먼거리를 단독 질주한 후 오른쪽 측면 부앙가에게 패스했다. 부앙가는 곧바로 먼 골대 쪽으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콜로디가 겨우 막아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1-1으로 마무리되면서 LAFC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에도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 활약하면서 슛 8회, 패스 성공률 81%(43회 중 35회), 기회 창출 6회, 드리블 성공률 33%(3번 중 1회), 파이널서드 지역 패스 4회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평점 8.7점으로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MLS 선정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사진=LAFC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