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9월 A매치 기간에 경기를 열지 않자 인도네시아 매체가 이를 조명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CNN 인도네시아'는 22일(한국시간) 오는 9월 A매치 기간에 국가간 친선 경기가 아닌 베트남 클럽과 경기를 치르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비정상적인 행보를 조명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오는 4일과 9일 각각 남딘, CAHN 구단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만, 대표팀과 클럽팀과의 경기는 A매치로 인정되지 않는다.
매체는 베트남과 비교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대표팀들의 일정을 비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오는 10월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4차 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어 쿠웨이트, 레바논 등 두 중동 국가와 친선 경기를 갖는다.
태국은 꾸준히 개최해 온 킹스컵에서 이라크, 홍콩, 피지와 붙는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전 딱 한 경기만 예정하고 있다.
김 감독의 베트남이 A매치 대신 클럽팀과의 친선 경기를 갖는 이유는 김 감독이 A대표팀 대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지휘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오는 9월 진행되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U-23 아시안컵 예선에서 예멘, 싱가포르, 방글라데시와 C조에 속해 경기를 치른다.
역대 최다인 44개 국가가 11개 조로 나뉜 이번 대회 예선에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15개 팀이 본선 진출을 두고 경쟁한다. 본선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총 11개 조 선두, 그리고 2위 팀 중 상위 4개 팀만 본선에 진출한다.
베트남은 해당 대회에서 지난 2018년 중국 대회에 박항서 감독 시절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엄청난 눈이 내린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 대회부터 본격적인 '박항서 바람'이 불었다. 베트남 축구 최전성기의 출발점이었다.
박 감독과 필립 트루시에(프랑스)에 이어 한국인 역대 두 번째로 베트남을 지휘하는 김상식 감독은 박 감독과 마찬가지로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7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겔로라 붕 카르노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5 AFF(아세안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만다리컵'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 감독과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축구 강호로 만든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베트남을 이끌고 동남아 최초의 더블을 달성한 김 감독은 이제 아시아 무대에서 U-23 대표팀을 이끌고 새 도전에 나선다. 그런 상황에 A대표팀은 9월에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집 살림'의 어려움이다.
매체는 "두 친선 경기는 베트남 대표팀에게 수준 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두 구단은 강한 선수단을 갖고 있다. 남딘은 지난해 훈련 때 베트남 대표팀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2번의 A매치 기회를 놓치는 것은 김상식과 베트남 대표팀에게 불리하다. 왜냐하면 FIFA 경기 열리는 A매치는 FIIFA 랭킹에 영향을 미치며 AFF컵보다도 더 높은 계수를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베트남은 FIFA 랭킹 113위로 아시아 전체 20위이며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102위)에 이어 2위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단 한 계단 차이(114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시절 5년간 FIFA 랭킹 상위 100위 안에 들었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박 감독의 후임인 트루시에가 대표팀을 망쳐놓으면서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한편 김 감독 체제에서 베트남 U-23 대표팀은 C조 개최국으로, 비엣지에서 3일, 6일, 9일 각각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예멘을 상대한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축구협회, AF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