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서정원 감독이 청두 룽청에서의 사상 첫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자 일부 청두 팬들이 화를 참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중국 청두에 있는 피닉스홀 스포츠파크 축구 경기장에서 열린 허난FC와의 2025시즌 중국 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해 탈락했다.
청두는 정규시간 내에 슈팅 수 22-7, 유효슈팅 6-2로 절대적 우세를 보였지만, 허난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K리그 출신 티모와 호물루의 실축이 나오며 허난에게 무릎을 꿇었다.
상승세를 달리던 청두의 홈구장에 주중 경기에도 4만 1024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 청두를 응원했지만, 승부차기 패배로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일부 팬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화를 표출하기도 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일부 청두 팬들이 분노를 표현했다.
한 구역에서 청두 팬들은 상대 허난 선수들이 인사하러 다가오자, 화를 내기 시작했고, 관중석과 그라운드에 있는 공안 인력들이 다가와 이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간신히 가라앉았지만, 청두는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본선 진출로 올라왔던 분위기가 확 주저앉았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서 감독은 "일정이 아주 촘촘하고 매 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해 왔다"라며 "내일이 가장 중요한 경기이며 만약 이긴다면, 결승전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나는 모두가 혼란함에서 벗어나 내일 경기에 집중하길 원한다. 모든 팀과 내가 분명히 나가서 싸울 것이고 우리의 목표는 쑤저우로 가는 것"이라며 결승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쉬움 속에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벤치 멤버가 충분하지 않았다. 일정이 빡빡했고, 누구도 대체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청두는 이번 시즌 중국 슈퍼리그 4위(13승 5무 3패, 승점 44)를 달리고 있고 선두 상하이 하이강(승점 47)과의 격차가 3점으로 매우 좁다. 5위 산둥 타이산(승점 34)과 격차가 오히려 10점으로 뒤를 돌아볼 필요 없이 선두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중국 FA컵에서 리그 12위(승점 19) 허난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청두는 최근 5경기 무패(4승 1무)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서 감독은 난 2020년 부임한 뒤 2021시즌 갑급리그(2부) 4위를 차지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슈퍼 리그(1부)로 승격했다.
그리고 2024시즌 3위에 올라서 감독은 청두를 창단 첫 AFC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로 이끌었다. 지난 12일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와 플레이오프에서 3-0 완승을 거두면서 청두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9월부터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를 뛰어야 한다.
타이트한 일정을 앞둔 청두는 어떠한 대회도 우승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국 FA컵 결승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됐다. 하지만 FA컵 승부차기 탈락으로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서 감독의 청두는 9월 중순부터 울산HD, 강원FC, FC서울 등 한국팀과 비셀 고베, 산프레체 히로시마, 마치다 젤비아 등 일본팀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경쟁하며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청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