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책임은 감독이 지는 거다. 우린 지금도 3위를 달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5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10으로 완패,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승리 이후 일주일 넘게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연패 기간 투타 밸런스 엇박자가 큰 상태다. 투수들이 비교적 잘 버텨주면 타선이 침묵하고, 반대로 타선이 터진 경기에서는 마운드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타선의 경우 기둥 역할을 해줬던 '캡틴' 전준우가 지난 5일 KIA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무게감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타격감이 주춤한 것도 적지 않은 타격이다.
마운드는 5선발 이민석의 최근 페이스가 주춤한 데다 셋업맨 최준용이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쳐 있는 상태다.
주축 선수들의 슬럼프와는 별개로 승부처에서 잔실수가 많은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9회초 한승현의 주루사가 역전패의 단초가 됐다. 15일 삼성전에서도 실책 3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된 부분이 아쉬웠다.
롯데는 7연패 여파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던 3위 수성도 위태로워졌다. 7월까지 4~5위 그룹에 5경기 차로 앞서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향해 순항했지만 최근에는 기류가 달라졌다.
롯데는 16일 삼성과의 팀 간 12차전 전까지 2025시즌 58승52패3무로 3위를 기록 중이다. 4위 KIA 타이거즈(53승50패4무), 5위 SSG 랜더스(54승51패4무)와 격차가 1.5경기까지 좁혀졌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승패에 대한 책임은 전부 사령탑인 자신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선수들이 순위 하락을 걱정하기보다는 해왔던 대로 플레이를 펼치길 바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삼정전에 앞서 "선수들은 부담을 가지고 뛸 필요가 없다. 프로에서 (승패에 대한 건) 감독이 다 책임진다"며 "지금 우리가 흐름이 좋지 않은 데도 3위를 하고 있다. 선수들은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뛰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주전으로 뛰는 젊은 선수들이 작년보다 올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클 텐데 잘 되지 않으니까 이 부분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도 팀은 꾸역꾸역 잘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제 지금은 (팀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2017시즌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게 가장 최근 가을야구다. 당시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에게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패배, 업셋(Upset)과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
롯데는 2018시즌부터 작년까지 7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위-8위-8위-8위-5위-7위-7위로 '비밀번호'를 찍었던 흑역사가 17년 만에 되풀이됐다.
롯데는 2025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프시즌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데다 경쟁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롯데는 김태형 감독 부임 2년차를 맞아 '저력'을 발휘했다. 2025시즌 개막 후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이탈 악재를 딛고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2025시즌을 잘 헤쳐나가고 있는 만큼 후반기에도 스스로를 믿고 플레이하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