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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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트로트★] "포기 대신 노력"…'용광로 트롯맨' 최성이 전하는 희망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5.08.15 11:50

김예나 기자


본 기획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동 중인 지역 트로트 가수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음악 여정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보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포항의 아들' 가수 최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15년 차 현장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가수의 꿈을 키워온 최성. 바쁜 근무 일정 속에서도 무대에 서서 노래만 할 수 있다면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열정적인 그는 '용광로 트롯맨'다운 뜨거운 에너지와 성실함으로 노래 인생을 달려가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떨어져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할머니가 포항의 유명 전통시장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할머니는 자신의 학비부터 도시락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며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최성은 7살, 8살의 어린 나이에도 할머니를 기쁘게 하고 힘을 내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특히 할머니가 즐겨 시청하시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언젠가 할머니를 웃게 만들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최성은 쭉 학업을 이어오다 대학 재학 중 아버지의 형편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의 빚까지 떠안은 집안 상황에서 더 이상 대학을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군 입대를 잠시 미루고 20대 초반에 포항제철소에 일용직으로 나섰다.

"휴학을 하고 바로 군대에 가면 돈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바로 현장에 들어가서 1년 6개월을 일하며 할머니 생활비도 드리고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졌죠. 그때는 하루하루 버티는 게 목표였고, 할머니가 힘들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최성은 가세가 기울면서 더 이상 대학교를 계속 다닐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말년 휴가 때조차 생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는 "살아가는 데 있어 돈이 첫 번째는 아니지만, 생계를 위해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회상했다.

"1년 6개월 동안 일용직으로 근무하면서 보니까, 포스코에서 정식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이 안정적으로 일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어요. 나라에서 주간 지원 나오는 폴리텍에서 자격증을 따고, 야간 기술대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를 했죠. 7번 만에 현장 엔지니어로 붙었고, 홍보대사 활동까지 할 정도로 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생계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마음속 가수의 꿈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현장에서 일하던 그는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뮤지컬 출연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문 배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망설였지만, 과감히 지원서를 냈고 '반딧불'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최성은 노래하는 순간 자체를 좋아했다. 뮤지컬 작품이 끝난 뒤에도 회사 생활을 이어가며, 크지 않은 출연료를 모아 기부하는 선행을 실천했다. 그는 예술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최성은 가수 활동에 대한 열정이 크지만, 부모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가수의 길로 나서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회사 업무가 끝난 뒤 남은 시간은 모두 공연과 노래에 쏟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힘들기보다, 설렘과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이 일이 너무 설레고 좋았어요. 그래서 시간을 계속 쪼개봤고, 회사 끝나고 나머지 시간은 공연과 노래 같은 활동에 다 쏟았어요. 힘들기보다 재미와 열정이 더 컸어요." 



바쁜 직장 생활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최성에게 체력적인 한계는 분명했다. 더 한 걸음 나아가고 싶어도 현실이 따라주지 않을 때면, 그는 스스로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노래 실력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포기 대신 부단한 노력을 택했다.

"직장 생활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 많은 분들을 만나고 형님, 누님, 선배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분들도 가슴 한켠에 이루고 싶은 꿈, 소망, 목표가 다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저는 포기하지 않고 실낱같은 빛 하나 잡고 살아가고 있는 거죠. '최성도 좋아하는 것을 위해 살아가는데, 나도 조금이라도 힘내야겠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저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③)에 이어) 

사진=최성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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