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포수 조형우가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조형우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3차전에 9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4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0-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조형우의 4안타 경기는 4월 23일 수원 KT 위즈전(4타수 4안타) 이후 109일 만이다.
조형우는 첫 타석부터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두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1사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다. 후속타자 박성한의 안타 때 2루로 진루했고,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최정의 안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시원한 한 방이 나왔다. 조형우는 4회초 2사 1, 3루에서 박세웅의 2구 140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격 이후 방망이를 던진 조형우는 타구가 폴대 안으로 들어온 걸 확인한 뒤 그라운드를 돌았다.
조형우는 경기 중반 이후에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 네 번째 타석에서 단타를 기록하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다만 3루타를 치지 못해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는 실패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조형우는 "첫 4안타 경기 때부터 타격감도 올라왔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많은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며 "그동안 계속 안타가 없었고, 좋은 타구도 안 나와서 계속 고민했다. 훈련할 때부터 느낀 게 있었고, 감독님이 '좀 더 과감하게 해도 된다'고 말씀하셔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첫 타석에서 직구 타이밍으로 슬라이더를 충분히 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슬라이더가 들어오는 길을 그려뒀다"며 "첫 번째 타석에서는 슬라이더를 쳐서 안타를 만들었으니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공에 초점을 맞췄는데, 생각했던 코스로 들어와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런을 때린 뒤 배트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올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쳤던 홈런이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이었는데, 처음으로 큰 타구를 보내서 나도 모르게 (배트 던지기가) 나왔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사이클링 히트 욕심은 없었다. 조형우는 "수석코치님이 '괜찮으니까 무조건 3루까지 뛰라'고 말씀하셨지만,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3루타가 하나 있긴 한데, 타구가 펜스에 맞고 튀어나오면서 3루타를 쳤던 거라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형우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공·수에서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트레이닝 파트와 훈련 방법에 대해 논의했고, 순발력 향상을 목표로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혹독한 훈련을 진행했다.
조형우는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성장했다. 6월에는 17경기 50타수 15안타 타율 0.300 1홈런 5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시련도 있었다. 조형우는 7월 한 달간 9경기 22타수 2안타 타율 0.091, 2타점에 그치면서 부진에 시달렸다. 8월 4경기(10일 경기 전 기준)에서도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조형우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조형우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연습량을 늘렸다. 그는 "(홈구장인) 문학에 있을 때, 또 8일 경기 전에 스프링캠프 느낌이 나게 (연습 때) 많이 쳤다. 100개 넘게 친 것 같다"며 "프리배팅을 하면서 많이 느꼈고, 감독님이 '꾸준히 해보자'고 말씀하셨다"고 돌아봤다.
또 조형우는 "지난해 기회를 많이 놓쳤기 때문에 (부진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올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었고,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운 좋게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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