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이번 시즌 로스앤젤레스 FC(LAFC)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현지에서는 LAFC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를 대표하는 스타가 된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궁금해하고 있다. LAFC는 손흥민을 그가 토트넘 홋스퍼 시절에 소화했던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로 기용할 수도 있지만, 손흥민의 뛰어난 골 결정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그를 최전방 공격수로 둘 수도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LAFC는 7일(한국시간) 손흥민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는 1년 연장 옵션과 2029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LAFC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에 지불한 이적료는 약 2600만 달러(약 359억원)로, 이는 MLS 역사상 가장 높은 이적료에 해당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소유한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의 영입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7일 기사를 통해 LAFC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포지션에 놓고 어떤 역할을 줄 가능성이 높은지 분석했다.
언론은 "손흥민이 토트넘 시절 가장 위협적인 활약을 보여준 포지션은 왼쪽 윙이었다. 하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윙어들에게 현대적인 인버티드 윙어처럼 뛰는 게 아닌, 전통적인 와이드 미드필더처럼 터치라인에 붙어 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면서 "손흥민은 득점을 위해 침투하는 움직임이 장려됐지만, 손흥민은 넓은 지역에서 많은 수비수들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며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서 부침을 겪은 전술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LAFC는 손흥민에게 여전히 득점 감각이 남아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그 믿음을 2600만 달러라는 이적료로 증명했다"며 "손흥민은 경기 이해도가 높고, 연계 능력이 뛰어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으며, 구단의 간판 공격수인 드니 부앙가와 함께 뛸 수 있는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했다.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이 LAFC 합류 직전 지켜본 경기였던 티그레스(멕시코)와의 리그스컵 경기에서 LAFC가 3-4-2-1 형태의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활용했다는 점을 들어 이것이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거나,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에 배치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손흥민이 가장 잘하는 플레이가 나올 만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손흥민이 측면과 중앙 공격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다만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LAFC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과 결별할 예정이다. 때문에 매체는 LAFC가 다음 감독을 찾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도자를 데려오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이 유독 손흥민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은 "손흥민은 현재 리오넬 메시를 제외하면 MLS에서 유일하게 축구를 넘어선 존재감과 명성을 가진 선수"라면서 "그가 체룬돌로 감독의 시스템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구단은 손흥민이 팀에 빨리 적응하고, 즉시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33번째 생일을 맞은 손흥민에게 시간은 금"이라며 손흥민의 명성을 생각하면 LAFC가 손흥민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했다.
'디 애슬레틱'은 그러면서 "체룬돌로 감독과 LAFC의 코칭 스태프가 손흥민을 어떻게 전술에 녹일지 고민하고 있는 지금도 손흥민은 전술적으로 올리비에 지루보다 더 명확한 스타일적 적합성을 갖고 있다"며 "토트넘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에 내내 터치라인에 붙어 있었던 손흥민은 이제 박스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디 애슬레틱'은 "상대 수비진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 LAFC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