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유민 기자)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LG 트윈스 함덕주가 좋았을 때 모습을 찾고 있다.
함덕주는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2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
점수가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던 LG는 5회초 볼넷 3개와 문보경의 적시타, 상대 수비의 실책을 틈타 점수를 뒤집었다.
함덕주는 선두타자 양도근을 상대로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며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다. 승부구인 6구째 138km/h 하이패스트볼이 좌익수 뜬공으로 연결됐다.
다음 타자 김도환과의 승부는 2볼 1스트라이크로 불리하게 시작했다. 이후 바깥쪽 패스트볼로 파울을 유도했고, 비슷한 코스에 떨어지는 5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함덕주는 3볼로 시작한 이재현과의 승부에서 4구 몸쪽 파울, 5구와 6구 체인지업으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감했다.
LG는 7회초 오지환의 솔로포와 신민재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함덕주에게 공을 넘겨받은 이정용이 이어진 7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리드를 지켰다.
8회초에 돌입하기 전 경기 중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졌다. 경기를 더 진행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중단됐고, 45분의 기다림에도 비가 잦아들지 않자 강우콜드로 경기가 종료됐다.
LG는 지난 KT 위즈와 홈 3연전 싹쓸이승에 이어 6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5.5경기까지 벌어졌던 1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도 어느새 0경기로 좁혔다.
김진성, 장현식, 유영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앞선 1, 2차전 연투로 인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잇따라 등판한 함덕주, 이정용이 흐름을 지켰다. 염경엽 LG 감독도 경기 후 "함덕주와 이정용이 자기 이닝을 책임져주며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마운드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지난 2023시즌 LG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연이은 제패에 공헌한 함덕주는 연말 4년 총액 38억원의 FA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FA계약 직후인 1월과 10개월 뒤인 11월에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지난 6월 퓨처스리그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라 3차례 재활 등판을 거쳤고, 6월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실점)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7월 8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6(8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좋았을 때 컨디션을 되찾았다. 지난달 24일 광주 KIA전부터 이날 삼성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경기 후 함덕주는 "복귀 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마다 조금씩 더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다. 스스로 느끼기에는 아직 멀었고 최근 좋은 결과들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팀에서 개인적인 성과나 포인트를 얻으려고 출전하는 게 아니라, 점수 차를 신경 안 쓰고 과정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정구인 체인지업은 복귀하고 좋아졌다기보다 오히려 ABS가 도입되고 난 뒤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 오늘도 어떤 체인지업은 잘 들어가고 어떤 공은 잘 안 들어가기도 했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늘 경기도 중요했지만, 다음주에 더 큰 게임이 있기 때문에 그 경기들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묵묵히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밝힌 함덕주는 "비가 너무 많이 왔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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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