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한국 축구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손흥민이 교체돼 나올 때 양 팀 선수들과 팬들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모든 이들의 박수를 받은 손흥민은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서 1-1로 비겼다. 이날이 사실상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65분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이번 여름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고 직접 밝혔다.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이번 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 이걸 먼저 기자회견 전에 말해야 할 것 같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추후 행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10년 동안 몸담았던 토트넘에서 더 이상 뛰지 않는다는 사실은 많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적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뉴캐슬전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한국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마지막 경기가 되면서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돌며 고별전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도 손흥민은 손 인사에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최전방에 마티스 텔, 오른쪽에 브레넌 존슨, 손흥민이 왼쪽 날개로 출전한 가운데 전반 4분 만에 토트넘의 선제골이 터졌다.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은 존슨이 오른발로 밀어찬 공이 그대로 골문 하단 구석에 꽂혔다.
존슨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했고, 손흥민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달려와 앞으로 토트넘 공격을 책임질 존슨을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토트넘 공격진의 세대 교체를 알리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1분 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수비 벽에 막히면서 유의미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9분에는 박스 안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때려봤으나 빗맞으면서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후 수비 2명을 제치고 박스 안에 있던 사르에게 패스했으나 사르의 터치가 길어 수비에 막혔다.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다시 공을 잡았으나 사르에게 밀어준 공을 사르가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공격 기회가 무산됐다. 2분 뒤에는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잘 잡아놨으나 절친 트리피어에 막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전반 36분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포로가 길게 넘겨준 패스를 잡은 손흥민은 직접 공을 몰고 간 후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공은 수비 몸에 맞았다.
전반전은 공격 포인트 없이 침묵한 손흥민은 후반전에도 교체되지 않고 그라운드에 나와 활발히 움직였다.
후반전 초반 여전한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골라인 부근까지 돌파한 손흥민은 크로스를 올리지 못하고 공을 뒤로 빼며 숨을 골랐다.
후반 16분에 박스 안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슈팅을 때리지 못하고 수비에게 공을 빼앗겼다. 손흥민은 반칙으로 끊어내며 뉴캐슬의 역습을 저지했다.
전성기 시절 수비를 제치고 호쾌한 감아차기 슈팅을 곧잘 터뜨렸던 손흥민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동료들은 모두 손흥민을 끌어안았고, 뉴캐슬 선수들도 손흥민에게 인디언밥을 해주며 마지막 경기를 배웅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6000여 명의 관중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후배 이강인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벤치로 돌아간 손흥민은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였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후배 양민혁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팬들은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고, 손흥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을 훔쳤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고아라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