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일본이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인 204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대해 자국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 월드컵 결승전을 개최할 만한 규모의 경기장이 없기 때문에 대회 결승전이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열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일본이 2046년 월드컵을 아시아에서 개최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에서 대회 결승전을 열고 자신들이 결승전에 올라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인데, FIFA 규정에 맞는 경기장이 없다면 전제 조건조차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결승 진출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지 월드컵 결승전만을 위해 혈세를 들여 거대한 규모의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냐는 지적도 있다.
'교도통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지난 18일 일본축구협회(JFA)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아세안축구연맹(AFF)과 함께 2046년 월드컵 공동 개최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이후 44년 만에 다시 한번 아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캐나다·미국·멕시코에서 공동 개최되고, 2030년 월드컵은 남미 3개국(우루과이·파라과이·아르헨티나)과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서 진행되는 등 향후 예정된 월드컵 자체가 여러 나라들이 함께 대회를 여는 흐름으로 번지자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모아 개최하는 월드컵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본축구협회는 대회 개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도 전부터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일본 매체 '주간여성 프라임'은 21일 "세금 투입에 국민으로부터 '또인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46년 월드컵 유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이 없는 게 문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본에 월드컵 결승전을 열 만한 경기장이 없는 상황에서 세금으로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것이 국민 여론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FIFA 개최 요건에 따르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8강전까지 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최소 14곳이 필요하다. 준결승은 6만명 이상, 결승전에는 8만명 이상 규모의 경기장이 요구된다"며 "아시아에서 8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말레이시아의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과 베이징 국립경기장이 대표적이다.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국립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6만8000명에 그치고 있어 일본에서 결승전을 개최할 수 없을 거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은 9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고, 베이징 국립경기장은 약 10만명 규모의 좌석을 보유한 대형 경기장이다.
일본이 자국에서 결승전을 개최하려면 적어도 8만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서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경기장 건설의 목적과 의의를 충분히 설명하면서 설득할 필요가 있다.
매체도 "'결국 돈만 내고 결승전은 다른 나라에 부탁하게 되는 것인가'라는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경기장만이 아니라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정중한 논의, 그리고 소통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점은 틀림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새 경기장을 세우는 대신 도쿄 국립경기장에 가동식 관중석을 추가 설치해 월드컵 결승전 개최 조건을 충족시킬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스포츠 '스포츠 호치'는 지난 19일 "2046년 월드컵 결승전을 열기 위해 도쿄 국립경기장에 가동식 관중석을 설치해 8만명 수용 조건을 충족할 계획"이라며 "FIFA 규정상 월드컵 결승전은 8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경기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6만77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쿄 국립경기장에 가동식 관중석을 설치해 최대 8만 명 수용으로 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