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3부리그 레딩을 상대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현지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버크셔에 위치한 셀렉트 카 리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딩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4분 유망주 윌 랭크셔의 선제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후반 8분 신입생 루카 부슈코비치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여유롭게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첫 경기였던 만큼, 이번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손흥민과 양민혁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였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11인에 들지 못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45분을 뛰었으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양민혁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토트넘은 4-4-1-1 전형으로 나섰다.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케빈 단소,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마이키 무어,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사르, 브레넌 존슨이 중원을 이뤘고, 알피 디바인이 공격형 미드필더, 도미닉 솔란케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프리시즌 첫 경기라 그런지 선수들의 움직임은 다소 무거웠다. 전반전에는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포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이 그나마 주목할 만한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선발 11인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벤 데이비스, 미키 판더펜, 제이미 돈리, 모하메드 쿠두스, 루카스 베리발, 이브 비수마, 루카 부슈코비치, 윌 랭크셔, 손흥민을 투입했다.
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토트넘의 선제골이 나왔다. 쿠두스가 올려준 코너킥을 부슈코비치가 머리로 살짝 돌려놨고, 이를 랭크셔가 받아넣어 레딩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8분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쿠두스가 내준 공을 부슈코비치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 구석에 꽂아넣으면서 토트넘은 2-0으로 달아났다.
부슈코비치는 랭크셔의 골을 도운 데 이어 토트넘 합류 후 첫 골을 기록하면서 프랭크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반면, 손흥민은 여러 차례 일대일 돌파와 크로스를 시도하려 했으나 수비에게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높게 떴고, 후반 34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허물고 돌파하려는 순간, 공을 제대로 터치하지 못하는 등 몸상태가 아직 정상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후 토트넘은 득점을 더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2-0으로 종료됐다.
영국 풋볼런던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평점을 부여했다. 다소 부진했던 손흥민은 이날 출전한 22명의 선수 중에서 루카스 베리발과 함께 5점으로 최저평점을 받았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때때로 그의 터치는 매우 녹슨 것처럼 보였다. 어려운 슈팅 중 하나는 크로스바 위로 훌쩍 넘어갔다"면서 낮은 점수를 줬다.
대신 손흥민 대체자격으로 영입된 쿠두스는 9점으로 최고 평점을 받았다.
매체는 "가나 국가대표 출신 선수의 정말 흥미진진한 데뷔전이었다. 멋진 터치로 상대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랭크셔의 선제골로 이어진 코너킥을 성공시켰고, 부스코비치에게 패스를 연결해 두 번째 골을 도왔다"며 "아직 초반이지만 좋은 활약을 앞으로 많이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설과 연결된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4000만 유로(약 648억원)의 이적료와 연봉 3000만 유로(약 486억원)를 준비 중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손흥민의 마케팅적 가치가 다음 시즌 TV 중계권료 판매 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해 거액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감독도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지금은 손흥민이 전력을 다하고 있고, 훈련도 잘 소화하는 중이라 내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선수가 한 클럽에 오랫동안 몸담았다면 구단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어떤 시점에 누군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거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결정은 구단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지금은 손흥민이 이곳에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5~6주 뒤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지금 당장은 손흥민이 여기에 있다"고 아직 결정을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프리시즌 동안 손흥민의 기량을 직접 점검하고, 이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