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을 내보낼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는 전직 토트넘 스카우터의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토트넘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했던 믹 브라운은 현지 언론을 통해 최근 토트넘의 행보를 보면 구단이 손흥민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모하메드 쿠두스 영입과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 추진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5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협상에 동의한 뒤 손흥민에 대해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직 토트넘 스카우터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며 브라운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브라운은 "토트넘은 이번 여름 손흥민을 떠나보낼 준비가 됐다"며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나 하려고 하는 일을 살펴보면 모든 당사자가 계속 전진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브라운은 이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쿠두스가 영입됐고, 토트넘은 깁스-화이트나 (에베레치) 에제 같은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손흥민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지는 않지만, 감독이 공격 옵션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선수들은 손흥민이 가져올 수 있는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며 토트넘이 최근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거나 노리고 있는 것이 손흥민을 대체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해서 "나는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정말 잘 해냈고, 토트넘의 레전드"라면서도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MLS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 두 가지는 손흥민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토트넘에 적절한 제안이 들어온다면 구단은 손흥민을 내보낼 준비가 됐을 것이고, 손흥민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데 열려 있을 것"이라며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실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었고, 최근에는 MLS의 로스 앤젤레스FC(LAFC)가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한 손흥민은 튀르키예의 명문 구단이자 손흥민의 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있는 페네르바체와 연결되기도 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이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다음 시즌 자국 리그의 TV 중계권을 전 세계에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아시아 시장에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갖고 있는 손흥민을 영입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공력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이를 위해 거액을 지출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4000만 유로(약 646억원)를 책정했으며, 손흥민에게 3년 총액 9000만 유로(약 1454억원)의 연봉을 줄 의향이 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그의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활용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토트넘이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 것 외에도 여름 이적시장 초반부터 웨스트햄에서 쿠두스를 영입하고, 깁스-화이트나 에제 등 2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노리고 있어 구단 차원에서 손흥민을 내보내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텔과 쿠두스는 손흥민의 포지션인 왼쪽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고, 깁스-화이트와 에제 역시 2선 중앙이나 측면을 가리지 않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모두 토트넘에 합류한다면 토트넘은 굳이 손흥민을 기용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으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다음 시즌까지 잔류시킬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다음 시즌에 출전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손흥민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토트넘 선수단에는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베테랑인 손흥민이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단 중심을 잡아준다면 토트넘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터다.
손흥민의 미래는 그가 토트넘의 신임 감독인 토마스 프랑크 감독과 대화를 나눈 이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개인 일정을 소화하느라 약간 늦게 토트넘의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한 손흥민은 곧 프랑크 감독과의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의 프리시즌 훈련에 본격적으로 참가했다.
현지에서는 빠르면 19일 레딩과의 친선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의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낼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물론 손흥민의 거취 문제는 현재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이기 때문에 프랑크 감독이 먼저 이야기하지 않아도 취재진 사이에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아직 그런 대화를 나누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면서 "프랑크 감독 입장에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손흥민의 현재 수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 손흥민을 지켜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