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홍원기 감독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외국인 선수 농사 역대급 폭망, 그리고 자타공인 압도적인 꼴찌 전력으로 꼴찌를 한 게 경질할 만큼 큰 죄일까.
키움 히어로즈가 올스타전이 끝나자 단장과 감독, 그리고 수석코치까지 동반 경질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키움 구단은 14일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부터는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을 맡게 된다. 1군 수석코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된다"라며 경질 사실을 밝혔다.
키움은 홍 감독 경질과 더불어 1군과 퓨처스팀 코치진에도 변화를 줬다. 퓨처스팀 김태완 타격코치는 1군 타격코치로 보직을 변경해 설종진 감독대행을 보좌한다. 오윤 1군 타격코치는 퓨처스팀 타격코치와 함께 공석이 생긴 2군 감독대행 대행을 맡는다. 노병오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1군 불펜코치로 올라오고, 정찬헌 1군 불펜코치가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긴다.
또 키움은 고형욱의 단장이 떠난 빈자리에 2022년부터 운영팀장을 맡았던 허승필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허 신임 단장은 별도 취임식 없이 차기 감독 선임을 포함한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3일 대전에서 열렸던 2025 KBO 올스타전 참가가 키움 사령탑으로 마지막 행보가 됐다. 홍 감독은 14일 공식 발표 직전 경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1월 구단 제6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 감독은 2021시즌 5위, 2022시즌 3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2022시즌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란 성과를 거뒀다.
홍 감독은 3년 총액 14억 원에 재계약을 맺고 2025시즌까지 지휘봉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키움은 2023시즌 58승83패3무로 창단 두 번째로 최하위에 그쳤다. 핵심 타자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빠진 2024시즌에도 시즌 58승86패로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이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알칸타라의 호투에 힘입어 LG에 4:1로 승리하며 4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홍원기 감독이 관중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2사 1루 키움 푸이그가 투런 홈런을 날린 후 홍원기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25시즌 전망이 더 어두웠다. 이미 시즌 전부터 외부에서 자타공인 압도적인 최하위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일찌감치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로 빠진 데다 김혜성(LA 다저스)도 미국으로 떠났다. 키움은 2025시즌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해 파격적인 외국인 타자 2명 체제 구축으로 반격을 노렸다.
야구계에선 키움 선택에 우려를 보냈고 실제 팀 마운드 과부하 현상으로 이어졌다. 푸이그는 시즌 반환점도 돌지 못하고 퇴출됐다.
키움은 결국 2025시즌 전반기 27승61패3무(승률 0.307)를 기록하면서 시즌 전 예상과 다를 바 없이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9위 두산 베어스(36승49패3무)와도 10.5경기 차라 사실상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분위기다.
홍 감독은 시즌 전부터 압도적인 최하위로 평가받은 팀 전력으로 전반기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구단 프런트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외국인 타자 2명 기용 실패 유탄은 고스란히 벤치 마운드 운영 부담으로 이어졌다.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에 가까워졌다.
고형욱 단장의 경우 올 시즌 팀 전력 구성 실패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질 수 있다. 홍 감독까지 2025시즌 전반기 실패의 책임을 온전히 본인이 다 떠안을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키움 구단 수뇌부도 이정후와 김혜성이 2년 연속으로 팀을 떠났음에도 그 두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굵직한 전력 보강 의지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잦은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노골적으로 2026시즌을 성적을 낼 해로 본다는 시선이 있었지만, 과연 그 방향성이 맞아떨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엇보다 경질 날벼락을 맞은 홍 감독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홍 감독은 지난 2022년 플레이오프 업셋 성공과 함께 한국시리즈에서 팽팽한 명승부를 펼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선수단을 통솔하는 외유내강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석연치 않은 경질 통보가 이뤄진 가운데 홍 감독이 이른 시일 내 지도자 경력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홍원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2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 나눔 올스타 홍원기 감독이 입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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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