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클럽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첼시가 최근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를 추모했다.
과거 울버햄턴에서 조타와 한솥밥을 먹었던 페드루 네투가 클럽월드컵 도중 조타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조타를 위해 클럽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한 걸 기억한 것이다. 첼시는 클럽월드컵 우승이 확정된 이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네투의 사진과 함께 "조타를 위해"라는 문구로 조타를 기렸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2골 1도움의 '원맨쇼'를 펼친 23세 공격수 콜 파머를 앞세워 파리 생제르맹(PSG)에 3-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첼시는 참가팀이 32개로 확대돼 사실상 새로운 대회로 거듭난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의 첫 주인이 됐다. 지난 2021년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4년 만에 두 번째로 클럽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우승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시즌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또한 첼시는 클럽월드컵 우승으로 대회 우승 상금인 4000만 달러(약 551억원)를 추가로 확보, 총액 1억 2950만 달러(약 1786억원)라는 거액의 상금을 손에 거머쥘 전망이다.
D조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16강에 오른 첼시는 SL벤피카(포르투갈), 파우메이라스, 플루미넨시(이상 브라질)를 차례대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인 PSG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트레블을 차지한 뒤 클럽월드컵과 슈퍼컵까지 기세를 이어 '전관왕'에 도전하고 있던 팀이었지만, 첼시는 PSG를 상대로 3-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2024-2025시즌 잉글랜드 국내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했으나, UEFA 주 클럽대항전의 3부 격 대회인 콘퍼런스리그에서 우승한 첼시는 '첫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추가하며 '더블'(2관왕)로 시즌을 마감했다.
첼시는 4-2-3-1 전형을 사용했다. 로베르트 산체스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마크 쿠쿠렐라, 레비 콜윌, 트레보 찰로바, 말로 귀스토가 백4를 구축했다.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리스 제임스가 허리를 받쳤고, 페드루 네투, 엔소 페르난데스, 콜 파머가 2선에서 최전방의 주앙 페드로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PSG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누누 멘데스, 베라우두,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네베스가 중원을 책임졌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망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양 팀이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전개되던 승부의 흐름을 파머가 전반 중반 8분 사이 2골을 터뜨리며 확 바꿔놨다.
전반 22분 첼시의 역습 상황에서 풀백 귀스토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때린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오자 이를 뒤따라 쇄도하던 파머에게 연결했다. 공을 받은 파머는 골대 왼쪽 하단을 정확히 찌르는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파머는 이어 전반 30분 후방에서 넘어온 롱 패스를 받아 직접 몰고 수비진 사이로 들어간 뒤 침착한 왼발 슛으로 다시 한번 PSG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전반 43분에는 주앙 페드루가 파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칩슛으로 마무리하며 PSG를 격침시켰다.
첼시는 전반전 공 점유율에서는 30%-70%로 밀렸으나 슈팅 수에서 6-2로 앞서는 등 예리한 역습을 앞세운 효율적인 공격으로 우위를 점했고, 이런 흐름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PSG는 크바라츠헬리아를 바르콜라와 교체하고, 수비수인 하키미 대신 스트라이커 곤살루 하무스를 투입하는 등 첼시를 추격하기 위해 분투했지만 후반 40분 미드필더 네베스가 첼시의 수비수 쿠쿠렐라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가 비디오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자멸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총 3골 2도움을 올린 파머가 선정됐고, 최우수 골키퍼상도 첼시의 로베르트 산체스가 가져갔다. 득점왕은 4골 1도움을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의 신성 곤살로 가르시아에게 돌아갔다. 가르시아 외에도 앙헬 디마리아(벤피카), 세루 기라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마르쿠스 레오나르두(알힐랄)이 4골을 터트렸으나 유일하게 도움 기록을 갖고 있던 가르시아가 득점왕의 주인공이 됐다.
첼시는 클럽월드컵 우승이 확정된 이후 최근 세상을 떠난 조타를 추모해 눈길을 끌었다.
구단은 공식 SNS 계정에 표효하는 네투의 사진과 함께 "조타를 위해(For Diogo)"라는 문구를 적었다.
울버햄턴과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조타와 가깝게 지냈던 네투는 앞서 조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진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선수다.
그는 "조타는 내가 잉글랜드에 오자마자 눈에 띄었던 선수다. 당시 나는 아주 어렸고, 조타는 나와 내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우리는 경기장 밖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정말 친했다"며 "그래서 조타 없이 사는 삶이 너무 힘들다. 이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은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네투는 또 "조타는 여전히 자신과 친한 사람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의 전사가 될 것이다. 일요일(결승전)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 나는 조타를 위해 우승하고 싶다"며 조타를 위해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첼시 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