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10점 차가 독주 체제인가요?"
15일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박승호의 멀티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두며 수원과의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린 K리그2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취재진의 질문에 반문으로 답했다.
윤 감독은 이어 "오늘 이겼다고 해서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싶다. 이번 시즌 승격이 결정되기 전까지 집중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의 상황을 두고 안주하지 않고 목표인 승격을 향해 부단히 발걸음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사전 인터뷰 때 '독주 체제'라는 이야기에 말을 아꼈고, 승리를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같은 단어가 나오자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렇다고 답하지는 않은 윤 감독이다.
하지만 인천이 수원 원정에서 승리하면서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독주 체제를 굳힌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름 무난하게 따라가고 있는 수원과의 승점 차가 10점이고, 3~5위 팀들과의 승점 차는 10점 이상 벌어져 있다. 주전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부상을 당하는 대형 변수가 터지거나, 인천이 갑작스럽게 윤 감독이 경계하는 안일한 태도로 인해 내부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면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인천은 '역대급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승격했던 팀들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인천은 16경기에서 13승2무1패를 거두며 승점 41점을 마크, 엄청난 속도로 이미 16경기 만에 승점 40점 고지를 밟았다.
같은 경기 수 기준, 압도적인 모습으로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이렉트 승격에 성공했던 2022시즌 이정효 감독의 광주FC와 K리그1 주전급 자원들이 포진해 '생태계 파괴종'으로 불렸던 2023시즌 김천 상무보다 더 빠른 페이스다.
리그 19경기 무패를 달리는 등 꾸준히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결국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 기록(86점)을 세웠던 2022시즌 이정효호 광주는 시즌 초반 16경기에서 35점의 승점을 쌓았다.
이듬해 김천은 오히려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반기 마지막 네 경기에서 4연승을 달리고, 33라운드부터 39라운드까지 6승1무를 거뒀던 김천이 초반 16경기에서 가져온 승점은 30점이었다.
심지어 지난 시즌 승격팀인 FC안양의 최종 승점(63점)과 현재 인천의 승점 차는 22점에 불과하다. 현재 인천이 승격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인천의 성적은 강등 이후에도 K리그1에서 뛰던 주전 선수들을 지킨 구단의 선택과 지난 시즌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며 능력을 입증한 윤 감독의 지도력이 합쳐진 결과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이었던 무고사를 비롯해 제르소, 이명주, 신진호 등이 모두 팀에 남았고, K리그1 명가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던 바로우까지 합류하며 인천의 전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여기에 윤 감독이 인천에 새롭게 입힌 스타일이 빠르게 정착되면서 인천은 K리그2 최강의 팀이 됐다.
인천은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도 승격을 확정 짓기 전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윤 감독은 "성남전, 천안전을 돌아보면 안일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잘하고 있으니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의 베테랑 공격수 제르소 역시 "감독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승격하기 전까지 우리는 차분해져서도 안 되고, 항상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 목표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고 쉬지 않고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