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황희찬에게는 희소식일까.
지난 시즌 중도에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지휘봉을 잡은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자신의 고국인 포르투갈 복귀설에 휘말리면서, 팀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황희찬의 미래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매체 '코레이오 다 마냐'의 보도를 인용, "울버햄프턴은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가 브루누 라즈 감독 후임으로 페레이라를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벤피카는 현재 미국에서 개최 중인 클럽 월드컵에 참가 중이지만, 성적이 부진할 경우 곧바로 감독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페레이라 감독은 2013년 포르투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한 후 사우디 알아흘리를 거쳐 여러 클럽을 돌며 지도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울버햄프턴이 강등권에 허덕이던 시점에 부임해 팀을 안정시키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끌면서 반전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었다.
그가 감독을 맡은 후 울버햄프턴은 리그 22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며, 3~4월 사이 7연승을 기록하는 등 극적인 반등을 보여줬다.
이러한 공로로 페레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올시즌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팬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는 역설적으로 울버햄프턴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벤피카가 현재 감독인 라즈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될 경우, 페레이라가 1순위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곧 열리는 클럽월드컵 성적에 따라 라즈 감독의 경질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벤피카는 클럽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시티, 그리고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
해당 조별 리그 성과에 따라 라즈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라즈 역시 과거 울버햄프턴 감독으로도 재직했으며, 2022년 10월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경질된 바 있다.
울버햄프턴은 페레이라 감독의 잔류를 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확실한 전력 보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울버햄프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각각 팀의 핵심 자원인 마테우스 쿠냐와 라얀 아이트누리를 뺏기면서 약 9470만 파운드(약 176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 수익을 올렸다.
이는 팀 전력 약화와 함께 페레이라 감독의 미래에 의문을 남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단이 해당 수익을 통해 적절한 보강을 해주지 않는다면 페레이라 감독이 벤피카로 떠날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한편, 페레이라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된다면, 이는 최근 팀 내 경쟁 체제가 강화되면서 입지가 현저히 불안해진 황희찬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에 대해 "황희찬은 팀을 사랑하고 뛰기를 원하며 주전으로 뛰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는 주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경쟁은 필수적이며, 누구에게도 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페레이라 감독 체제에서 주전에서 밀려났고, 경기 기회도 줄었다.
이에 대해 감독은 "우리는 투톱을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는 스트란드 라르센이 골을 넣고 있다. 지금은 황희찬에게 자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사실상 황희찬에게 방출 통보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황희찬 역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난 10일 쿠웨이트와의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경기 이후 믹스트존에서 "솔직히 뛰고 싶다. 잘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다. 뛸 수 있다면 남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따라서 페레이라 감독의 결정에 따라 황희찬의 미래에도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페레이라가 팀을 떠날 경우, 울버햄프턴의 새 감독이 황희찬의 활용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울버햄프턴이 페레이라 감독을 지킬 수 있을지, 황희찬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이 모든 불확실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올여름 구단의 행보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