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토마스 투헬 감독이 에이스 주드 벨링엄의 재능을 칭찬하면서도 경기 중 보여줬던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호되게 꾸짖었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에 위치한 시티 그라운데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과 A매치 친선전을 치렀으나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7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앞서갔음에도 전반 40분 이스마일라 사르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16분 하비브 디아라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세이크 사발리에게 쐐기골까지 내줘 처참히 무너졌다.
잉글랜드가 아프리카 팀에게 진 건 22경기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 아프리카 팀들과 역대 전적 15승6무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잉글랜드에게는 치욕적인 패배였다.
당연하게도 투헬 감독을 포함해 이날 출전했던 선수들에게도 비판이 쏟아졌다.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로 평가 받는 벨링엄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제는 벨링엄을 향한 비판이 경기력이 아니라 경기 중 보여줬던 불미스러운 행동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세네갈전서 교체로 들어간 벨링엄은 후반 39분 세네갈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이후 벨링엄의 행동이 문제가 됐다. 벨링엄은 분노에 휩싸여 주심에게 항의했고, 심지어 물통까지 걷어찼다. 아무리 분해도 일반적으로 물통을 걷어차지는 않기 때문에 보기 좋은 행동은 아니었다.
투헬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벨링엄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년이다"라고 칭찬하면서도 "경기 중 일부 행동은 혐오스럽게 비춰질 수 있다"고 따끔히 지적했다.
투헬 감독은 "벨링엄의 열정을 누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올바른 방향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벨링엄은 우리에게 우위를 가져다 줄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큰 성과를 이루고 싶다면 벨링엄의 열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열정은 상대와 우리의 목표를 향해 집중돼야 한다. 팀 동료를 위협하거나 동료나 심판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이게 되는 것이 안다. 항상 해결책, 승리를 향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벨링엄의 열정이 팀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
그는 "벨링엄은 열정이 넘치는 선수다. 그걸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벨링엄은 이런 열정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 그 열정은 상대를, 심지어는 팀 동료들도 위축시킬 수 있는 몇 가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심판을 향해 폭발적인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만약 벨링엄이 분노를 제대로 통제한다면 분명 우리에게 필요한 뭔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벨링엄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팬들의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벨링엄은 좋은 사람이고 매우 개방적이며 매우 똑똑하다. 매우 관리하기 쉬운 선수다. 벨링엄이 없으면 팀이 더 좋아질 거라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벨링엄이 최고의 선수이며 사람들은 그가 뭘 가져다주는지 이해하고,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건 알겠다. 부모님, 내 어머니는 내가 보고 있는 착하고 교육도 잘 받으며 예의 바른 소년을 못 보는 것 같다. 그가 웃으면 모두가 좋아한다. 하지만 가끔은 분노와 갈증, 열정이 드러나는 걸 볼 수 있다. 그게 조금은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종종 그런 모습을 본다"고 벨링엄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역겨워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헬의 말 대로 벨링엄은 뛰어난 실력과는 별개로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2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에서는 주심에게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고, 지난 4월에는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VAR 모니터를 발로 걷어차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조국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중원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가끔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인성에 문제 있는 선수로 비춰지고 있다.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벨링엄 스스로도 승부욕을 올바른 곳에 표출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