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내 직구만으로도 잘 해보자 자신감이 있었는데…."
한화 이글스 정우주는 지난 25일 데뷔 후 두 번째로 승리투수의 기쁨을 안았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7-7 동점이던 10회초 등판한 정우주는 1이닝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타자들에게 배턴을 넘겼고, 10회말 문현빈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화가 8-7 승리를 거두며 정우주가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한화는 6-0으로 앞서다 선발 문동주의 갑작스러운 난조에 6-6 동점을 허용했다. 7-6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으나 9회초 2사 상황 한승혁이 전준우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 9회말 득점에 실패하며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 치열한 2위 싸움에, 물고 물리는 팽팽한 상황에서 10회초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선두 손호영과의 승부, 초구부터 몸에 맞는 공이 되면서 허무하게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손성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장타가 나오면 바로 역전이 되는 상황, 하지만 정우주는 전민재를 단 3구에 삼진 처리한 뒤 장두성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10회말 끝내기 승리. 충분히 승리투수가 자격이 있는 투구였다.
경기 후 정우주는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초구에 데드볼이 나오는 바람이 더 긴장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보며 "이번 시리즈에서 롯데와 우리가 2등, 3등을 왔다갔다 한 경기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올라갔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돌아봤다.
몸에 맞는 공이 나오고도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했다는 말에는 "옛날 같았으면 데드볼이 나오고 어리바리하고 '큰일 났다' 했을 텐데, 이번에는 맞히고 나서 스스로 분하기도 하고, 승부욕이 더 올라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취재진이 "옛날이라고 해봐야 두 달 전"이라고 하자 함께 웃은 정우주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여기에 있으니까 경험이 많이 쌓인다.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불펜에서 느끼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큰 기대를 받으며 입단한 정우주는 22경기 20⅔이닝을 소화해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 중이다. 개막 엔트리부터 승선해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았고, 데뷔 시즌인 만큼 부침은 있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다.
자신의 두 달 여를 돌아본 정우주는 "너무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페이스는 별로 안 좋았다. 기대해주시고 기용해주신 만큼 보답을 못해 속상해하고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오늘 기회를 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고 또 그 기회를 잘 잡은 것 같아서 좋다"고 얘기했다.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나에게 온 기회였고, 계속 던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정우주는 알고도 치지 못하는 빠른 직구라는 장점이 뚜렷한 만큼, 변화구라는 보완점도 분명한 투수다. 그걸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정우주는 "입단하고 '내 직구만으로 잘 해보자' 이런 자신감이 있었는데, 너무 거만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오늘 변화구 하나가 잘 들어가서 전민재 선수를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변화구를 더 잘 가다듬는다면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