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25일 KT 위즈전 패배로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탈꼴찌가 더욱 어려워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창단 초창기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때보다 훨씬 더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지난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9차전에서 0-2로 졌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에 이어 주말 3연전까지 스윕을 당하면서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키움은 지난 3월 22일 페넌트레이스 개막 후 55경기 14승 41패, 승률 0.255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첫 8경기에서 4승 4패로 선전했지만, 4월 25경기 7승 18패, 5월에는 22경기 3승 19패로 무너졌다.
키움은 일단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됐다. 팀 평균자책점 5.94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꼴찌다. 10개 구단 팀 평균자책점 4.21과 차이가 너무 크다. 투고타저 경향이 강한 상황에서 키움 투수진만 홀로 매 경기 아웃 카운트를 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25일 KT 위즈전 패배로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탈꼴찌가 더욱 어려워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타선도 힘을 못 쓰긴 마찬가지다. 팀 타율 0.230으로 역시 최하위다. 리그 평균 팀 타율 0.255와는 3푼 가까이 차이가 난다. 외국인 선수 쿼터 3장 중 2장을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와 계약에 배팅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푸이그는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전까지 40경기 타율 0.212(156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OPS 0.625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뒤 방출됐다. 카디네스는 48경기 타율 0.240(171타수 41안타) 5홈런 25타점 OPS 0.736으로 조금 나은 수준이다.
키움은 당초 외국인 타자 2명이 타선을 이끌어주고, 마운드는 1선발로 영입한 케니 로젠버그를 비롯해 젊은 국내 투수들의 성장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이 계산은 완전히 어긋났다.
냉정하게 키움의 현재 전력은 지난 2008년 창단 초기 구단이 자금난으로 휘청였던 시절보다 떨어진다. 키움은 2008 시즌 여러 악재에도 여러 내홍 속에서도 50승 76패, 승률 0.397로 4할에 가까운 승률로 8개 구단 체제에서 7위를 기록했다. 2009 시즌도 60승 72패, 승률 0.451로 8개 구단 중 6위였다. 페넌트레이스 막판까지 4강 다툼을 벌일 정도로 저력을 보여줬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25일 KT 위즈전 패배로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탈꼴찌가 더욱 어려워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키움은 2010 시즌에도 52승 78패 3무, 승률 0.391로 8개 구단 중 7위에 올랐다. 당시 2009 시즌 종료 후 간판타자 이택근이 LG 트윈스, 에이스 장원삼이 삼성 라이온즈, 떠오르는 좌완 선발 이현승이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마일영이 한화 이글스로 줄줄이 현금 트레이드 되는 '파이어 세일'을 겪은 직후에도 급격한 추락은 없었다.
키움은 2011 시즌 51승 80패 2무, 승률 0.389로 창단 첫 최하위의 수모를 당할 때도 2025 시즌 현재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았다. 팀 전력의 중심을 잡아줄 주축 선수 없이 베테랑과 유망주들의 조화로 성적 상승을 바랐던 구상이 무너진 결과다.
키움은 2023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을 때도 다른 팀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58승 83패 3무, 승률 0.411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 시즌 창단 첫 2년 연속 꼴찌라는 수모 속에서도 58승 86패로 4할 승률을 넘겼다.
하지만 2025 시즌의 키움은 구단 창단 후 최악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2023 시즌 종료 후 이정후, 2024 시즌을 마친 뒤에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이 워낙 큰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히어로즈는 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일단 푸이그를 방출하고 지난해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 마운드 강화를 선택했다. 키움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2025 시즌 KBO리그 순위 싸움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키움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지난 2015년 1군 10개 구단 출범 후 최하위 팀 최저 승률인 2022 시즌 한화 이글스의 46승 96패 2무, 승률 0.324 이하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