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아시안게임 득점왕 출신 정우영이 부상 악재 속에서도 독일 분데스리가 FC 우니온 베를린의 완전 영입 후보로 다시 떠올랐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17일(한국시간) "정우영이 지난 3월 말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지만, 이는 베를린과의 작별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니온 베를린 구단 경영진은 여전히 정우영의 완전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슈투트가르트 복귀가 공식화된 직후부터 베를린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독일 푸스발 트랜스퍼 또한 "정우영이 다음 시즌에도 우니온 베를린에서 계속 뛰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를린은 공식적으로 지난주에 팀을 떠난 정우영의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베를린은 정우영을 바이아웃 금액보다는 저렴하게 영입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우니온 베를린은 최근 "정우영은 빠른 속도와 민첩성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불행하게도 시즌 말미에 불의의 부상을 입었지만 팀에 큰 인상을 남겼다"고 공식 발표하며 작별을 고한 바 있다.
그러나 우니온 베를린은 정우영 완전 영입을 놓고 고민하다가 마침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은 SC 프라이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베를린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리그 내 강호인 바이엘 레버쿠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등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활약에 베를린은 정우영이 가진 기동력과 드리블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경영진이 그를 ‘플랜A’로 점찍고 협상 재개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역시 이적료다. 슈투트가르트가 내건 조건은 500만 유로(약 78억원)로 알려졌는데 베를린 측은 해당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라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행히 양측 모두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정우영은 우니온 임대 종료 직전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전반 4분 만에 왼쪽 발목이 꺾이며 큰 부상을 당했다. 수술까지 받은 정우영은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이탈했다.
다행히도 큰 부상이 곧 '전력 외 통보'로 이어지진 않았다. 슈테펜 바움가르트 감독도 "정우영의 속도와 공간 침투 능력은 베를린 시스템에 잘 맞는다"고 정우영의 스타일을 칭찬한 바 있다.
정우영에게 우니온 베를린은 커리어 반등의 중요한 계기였다. 바이에른 뮌헨 출신이라는 이력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부르크 시절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던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 이적 후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출전 시간이 급감했다. 지난 시즌 등번호 10번까지 받고 입단했지만, 현실은 벤치와 명단 제외의 연속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한 우니온 베를린 임대는 정우영에게 절대 놓칠 수 없는 도전이었다. 정우영은 베를린에서 기회를 얻자 곧바로 능력을 입증했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부상 전까지 주전 윙어로 활용되며 전술의 핵심축으로 활약했다.
2023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득점왕과 함께 금메달을 따낸 정우영은 이후에도 국가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소속팀 출전 부진으로 인해 점점 외면받았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에 출전한 후 대표팀에서 소집과 제외를 오가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우니온베를린에서 재기의 계기를 만든다면 국가대표팀 복귀 역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실제로 정우영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잔류 여론을 이끌어냈다. 앞서 바움가르트 감독이 인정했던 것처럼 현지에서 "정우영이 우니온 베를린의 기술적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윙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1999년생인 정우영은 아직도 한창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20대 중반에 접어든 정우영은 전성기 문턱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부상이 모든 것을 끊어놓은 건 아니었다. 우니온 베를린으로 완전 이적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정우영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