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복귀를 향한 마지막 고비에 접어들었다.
부상 이후 장기 결장 중인 손흥민이 오는 주말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출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팀의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 여부와 맞물려 그의 복귀 시점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토트넘 구단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8일(한국시간) UEFA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을 앞두고 노르웨이 보되 현지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상태를 업데이트했다.
토트넘은 이날 보되/글룀트와의 4강 2차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포함되지 않은 원정 명단를 공식 발표했다.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에 대해 "쏘니가 경기 명단에 들지 못해 아쉽다. 그는 아주 열심히 회복 중이고, 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팀 훈련에 합류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출전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히면서 확실히 그의 부상이 호전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 역시 "손흥민은 팀과 함께 노르웨이 원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으며, 이는 9일 새벽 열리는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에 결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열린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 부상을 입은 뒤 6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울버햄프턴, 노팅엄 포레스트, 리버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와 프랑크푸르트 8강 2차전,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에 모두 결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 초부터 "준결승 2차전엔 손흥민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수 차려 언급했으나 또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손흥민의 부상은 여전히 구체적인 진단명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아직 팀 훈련에 복귀하지 않았다"고만 언급하는 등 그의 복귀 일정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영국 언론은 이에 대해 구단이 선수 보호 및 이적시장 전략 차원에서 정보를 의도적으로 비공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손흥민이 이번 4강 2차전 원정에 동행하지 않은 배경에는 회복 단계의 몸 상태와 함께 보되/글림트의 홈구장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강 상대인 보되/글룀트의 홈 구장인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은 인조잔디 구장으로, 북유럽 지역의 특성상 천연잔디 유지가 어려워 선택된 구조다.
이에 대해 미국 스포츠 재활 전문가 라즈팔 브라르 박사는 최근 토트넘 전문 소식지 '토트넘홋스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복 중인 선수에게 인조잔디는 재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며 "손흥민의 출전은 최소 일주일 이상 미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웹'도 "구단이 인조잔디 위험을 고려해 손흥민의 이번 원정 출전을 배제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 역시 인조잔디 경기 경험이 거의 없으며, 이는 그가 복귀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토트넘은 현재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이번 유로파리그 2차전은 손흥민 뿐 아니라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라두 드라구신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한 가운데 치러진다.
특히 매디슨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루카스 베리발 역시 발목 부상으로 남은 시즌 출전이 어렵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은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고, 매디슨처럼 중요한 선수들이 빠지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전체적인 전력 약화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복귀 시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6위로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어졌으며, 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따라서 유로파리그는 토트넘이 이번 시즌 유일하게 노릴 수 있는 트로피이며, 동시에 다음 시즌 유럽 무대 복귀를 위한 유일한 통로다.
손흥민의 복귀는 단순히 한 선수의 컴백을 넘어, 토트넘의 시즌 전체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다. 유로파리그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손흥민의 건강한 복귀 없이는 우승을 실현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번 주말 복귀가 성사된다면, 이는 유로파리그 결승을 겨냥한 실전 감각 회복의 일환이 될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언급한 팰리스전은 손흥민에게 중요한 '사전 심사'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단 내부에서도 손흥민의 복귀 타이밍을 이 경기에 맞추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으며, 출전이 성사될 경우 후반 교체 투입 방식이 유력하다.
손흥민이 복귀를 통해 몸상태를 끌어 올리고 토트넘이 2차전 결과에 따라 결승에 진출할 경우, 손흥민은 16일 애스턴 빌라전 이후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나설 수 있다. 결승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승자다.
한편, 손흥민의 장기 결장 속에서도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히샬리송, 마티스 텔 등 일부 공격 자원들이 분전하며 팀의 공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솔란케는 1차전에서 페널티킥 득점과 함께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장 손흥민의 존재감은 팀의 중심축이자 상징적인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그의 복귀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토트넘의 사기 진작과 결승 진출 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절대적이다.
이제 남은 변수는 주말 경기에서의 실전 복귀 여부다. 손흥민이 런던 복귀 무대에서 반가운 컴백을 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토트넘 X/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