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0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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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바디, 유쾌한 라스트 댄스… 심판 부상에 호루라기 직접 불며 마지막까지 '명장면' 연출

기사입력 2025.05.04 19:45 / 기사수정 2025.05.04 19:45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제이미 바디가 레스터 시티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유쾌하게 장식하고 있다.

바디는 지난 3일(한국시간)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기록하며 레스터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동시에 그는 경기 중 발생한 돌발 상황에서 심판의 호루라기를 직접 불며 베테랑다운 기지를 보여줬다.

화제를 모은 장면은 바로 경기 전반 21분 무렵 발생했다.

사건은 레스터의 조르당 아예우가 공을 몰고 전진하던 중, 우연히 주심 데이비드 웹과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아예우의 어깨가 웹의 얼굴에 강하게 닿았고, 이에 웹은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는 얼굴을 감싸 쥔 채 통증을 호소했고, 잠시 경기는 계속 진행되는 듯 보였다. 당시 사우샘프턴은 왼쪽 측면에서 역습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중심을 잃은 주심이 경기를 통제하지 못하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섰다.

바디가 심판이 떨어뜨린 호루라기를 집어 들어 입에 물고 직접 경기를 중단시킨 것이다. 장내 방송이나 주심의 신호 없이 들려온 휘슬 소리에 선수들은 멈춰 섰고, 곧 상황의 전말이 드러나자 경기장에는 웃음과 환호가 터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바디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우샘프턴이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공격해오고 있었고, 주심이 쓰러져 있어 경기를 멈추기 위해 대신 휘슬을 불었다"며 상황을 유쾌하게 회상했다. 

바디는 이어 "내가 휘슬을 불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상황에선 누군가는 멈춰야 했다"라며 웃으며 덧붙였다.

주심 웹은 이번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지만, 부상 직후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해 4심이던 샘 배럿이 교체 투입됐다. 부상 장면과 휘슬 사건으로 경기는 약 11분간 중단됐다.

해당 장면은 현지 중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바디는 전반 17분 정확한 슈팅으로 팀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바디의 레스터 통산 199번째 득점으로, 200골 고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지난 13년간 레스터 유니폼을 입고 뛰어온 그는 이번 시즌 종료 후 계약이 만료되면서 팀을 떠날 예정이다. 현재 그는 레스터에서의 500번째 출전을 2경기 남겨둔 상태다.

그는 지난 12월 이후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9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었으며, 이날의 득점은 그 침묵을 깨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이후 전반 막판 44분에는 아예우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아예우는 프리킥이 상대 벽에 맞고 흘러나오자 이를 침착하게 반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샘프턴은 이후 후반 한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폴 오누아추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상황에서의 슈팅이 야쿱 스토라치크 골키퍼에 맞고 나온 것을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마무리하자 득점은 무효 처리됐다.

결국 경기는 레스터의 2-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레스터는 이날 승리로 11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부진의 사슬을 끊었다. 마지막 승리는 1월 토트넘 원정에서 거둔 것이며, 이후 계속된 무승 행진에 시달려왔다.

레스터의 올 시즌은 실망 그 자체였다. 35경기에서 단 5승에 그친 레스터는 지난 4월 공식적으로 챔피언십 강등이 확정됐다. 따라서 이날 사우샘프턴과의 경기는 승격 경쟁이나 잔류와는 무관한 대결이었며, 사우샘프턴은 이날 패배로 리그 최하위가 확정됐다.

레스터 시티와 바디의 동행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012년 비시그리 클럽 플리트우드 타운에서 레스터로 이적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출전 등 역사적인 순간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제 그는 레스터에서의 세 경기를 남겨두고 역사적인 대기록을 노린다. 그리고 팬들은 그가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자신답게 마무리할 것이라 믿고 있다.

경기 후 레스터 수비수 코너 코디 역시 바디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남은 세 경기는 바디를 위한 시간"이라며, "그는 레스터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ESPN UK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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