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 소속팀인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이 맞는 해법을 내놨다.
재능도 넘치고 선수 인생 전성기를 치닫는 이강인을 계속 벤치에 둘 순 없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2026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그에게 이적 문을 열어둬야 한다.
PSG가 이강인의 이적 제안을 듣기로 한 모양새다.
프랑스 최고 유력지 '레키프'가 PSG의 이강인에 대한 이적 방침을 전했다.
매체는 3일(한국시간) PSG에서 거취가 불분명한 4명을 다루면서 유일하게 이강인만 이적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매체는 이강인에 대해 "다재다능하고 기술이 좋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로테이션 자원으론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도 "이적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시즌이 끝나면 구단과 선수 측이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PSG 구단은 매각에 열려있지만, 헐값에 팔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른 선수들에 대해선 PSG가 이적 불가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레키프는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는 스스로 핵심 선수로 팀 내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구단이 그에게 향후 어떤 역할을 주는가에 따라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워렌 자이르-에메리, 곤살로 하무스 등 두 젊은 선수들을 두고는 "이번 여름에 이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프랑스 매체 '풋01'은 지난 2일 "조세 무리뉴가 PSG에서 거침 없는 행보를 시도할 예정이다"라며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페네르바체가 이강인을 영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풋01은 "지난 몇 달 동안 24세 이강인은 경기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계약 기간이 3년 남은 상황에서 다시 선발 자원으로 활약하기 위해 다음 이적시장에서 다른 곳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21-2022시즌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던 김민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매체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 있는 김민재가 이강인을 설득해 튀르키에에서 행운을 시험해보도록 도울 수 있다"면서 "페네르바체는 무리뉴 감독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강인 영입을 위해 PSG에 제안을 건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 2023년 마요르카를 떠나 2000만 유로(약 323억원)의 이적료로 PSG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2-2023 마요르카에서 36경기 6골을 넣으면서 시즌 두 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챙긴 것이 PSG 이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강인은 핵심 주전은 아니었으나 로테이션 멤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부터 주전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프랑스 국가대표 우스만 뎀벨레가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화해하면서 원톱을 꿰찼고, 1월 중순엔 이탈리아 세리에A MVP 출신인 나폴리 공격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이적료 7000만 유로(1130억원)에 왔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4강 1차전까지 5경기 중에서 4경기를 결장했다.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에서 연장전에 투입돼 20분을 뛴 게 전부다.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30분 정도 뛰는 선수로 추락했다.
특히 2005년생 윙어 데지레 두에가 쑥쑥 성장하면서 이강인을 밀어낸 것을 주목할 만하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보다는 이제 20살이 된 두에를 PSG 미래의 공격 핵심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강인이 PSG와 계약을 3년 남겨두고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았고, PSG는 그의 재능이나 마케팅 가치 등을 고려, 현재 110억원 가량인 연봉을 올려주고 다년 재계약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번 레키프의 보도를 보면 입장이 살짝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PSG가 이강인과 재계약한 뒤 페네르바체 등 다른 곳으로 임대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합리적으로 보긴 어렵다.
PSG는 네덜란드 공격수 사비 시몬스를 계약 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독일 라이프치히 등에 계속 임대로 돌리다가 몸값이 폭등하면서 팔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미 20대 중반이고, 한 클럽에 정착해서 꾸준히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강인의 경우, PSG에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몰려있어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뿐 빅리그 중위권 구단 정도에선 충분히 선발 자원으로 쓰일 만하다.
PSG와 이강인이 올여름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흥미롭게 됐다. PSG는 헐값에 팔진 않겠다는 입장인데 프랑스 현지에선 이적료로 최소 3000만 유로(460억원)를 내다보고 있다.
이강인의 행선지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등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이 우선 꼽힌다.
맨유는 최근에도 후벵 아모림 감독의 3-4-2-1 포메이션의 2에 해당하는 플레이메이커 적임자로 이강인을 계속 점찍는 상황이다.
아스널은 지난 1월 잉글랜드 국가대표 부카요 사카가 3개월 부상을 당하자 이강인 임대를 추진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이강인의 공격 재능을 '월드클래스'로 극찬하며 계속 지켜본다는 게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의 분석이다.
사진=PSG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