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헛발질과 짜증만 보여주다가 허무하게 퇴장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호날두가 정작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선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일본 구단의 저항에 말려들어 패퇴했다.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나스르는 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2024-2025시즌 ACLE 4강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해 탈락했다.
호날두, 사디오 마네, 혼 두란 등 유럽에서 맹활약하던 스타들이 즐비한 알나스르는 J리그 강호 가와사키에게 혼쭐이 나면서 사상 첫 대회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가와사키는 사우디 구단 최강의 공격진을 상대로 저력을 보여주면서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가와사키는 반대편 대진에서 결승에 진출한 또 다른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아흘리와 오는 4일 오전 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알 나스르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벤투 골키퍼를 비롯해 나와프 부 와슬, 알리 라자미, 모하메드 시마칸, 술탄 알 간남이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알리 알하산과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측면에 사디오 마네와 오타비우가 나섰다. 최전방에 호날두와 두란이 출격했다.
가와사키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야마구치 루이 골키퍼가 장갑을 꼈다. 수비에는 미우라 소타, 마루야마 유이치, 다카이 고타, 사이 판 베르메스케르켄이 수비를 구축했다. 3선은 다치바나다 겐토, 야마모토 유키가 나와 수비를 보호했다. 2선은 마르치뉴, 오제키 유토, 이토 다쓰야가 섰다. 최전방에 간다 소마가 나와 득점을 노렸다.

가와사키가 먼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6분 전방 압박 성공 이후 마르치뉴가 직접 전진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크게 빗나갔다.
가와사키가 계속 공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마르치뉴의 크로스가 굴절된 공을 이토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밀어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가와사키가 먼저 앞서나갔다.
알나스르도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전반 18분 호날두와 두란으로 이어진 공격에서 두란이 슈팅까지 했지만, 크게 빗나갔다.
전반 28분 알 나스르가 동점을 만들었다. 마네가 박스 안에서 공을 받은 뒤, 수비 한 명을 달고 돌파를 시도했다. 이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마루야마 맞고 방향이 바뀌어 야마구치 골키퍼가 반응했음에도 역동작에 걸렸다.
호날두는 전반 32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시저스킥을 시도했지만, 크게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전반 34분 브로조비치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했는데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전반 39분엔 호날두가 롱패스를 박스 앞에서 지켜낸 뒤 들어오는 두란에게 내줬다. 두란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옆으로 빗나갔다.
가와사키는 안정을 되찾고 공격에 나섰다. 전반 41분 이토가 중앙에서 돌파에 성공한 뒤 슈팅이 벤투에게 막힌 공을 뒤에서 쇄도하던 오제키가 재차 밀어 넣어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알나스르는 전반 종료 직전 알리 알하산과 알리 라자미를 빼고 안젤루와 아이메릭 라포르트를 넣어 변화를 가져갔다.
결국 전반은 가와사키의 리드로 끝이 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가와사키도 변화를 시도했다. 오제키와 간다가 빠지고 에리송과 와키자카 야스토가 투입됐다.
후반에 알나스르의 공세로 시작했다. 후반 3분 와슬이 직접 박스 중앙으로 전진한 뒤 오른발 슈팅까지 시도했는데 야마구치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8분에는 마르시뉴 뒤로 침투한 야마모토의 낮은 크로스가 에리송에게 향했는데 벤투 골키퍼가 간신히 크로스를 쳐냈다.
알나스르는 측면에서 계속 크로스를 시도하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31분 가와사키가 다시 공격에 나섰다. 에리송이 왼쪽에서 공을 지켜내고 중앙 돌파를 시도했고 중앙으로 들어오는 교체 투입된 이에나가 아키히로가 밀어 넣으면서 3-1을 만들었다. 울산에서 2012년 활약했던 이에나가는 38살 나이에 ACLE 골을 성공시켰고 결과적으로 결승포가 됐다.
급해진 알나스르는 스피드를 높였다. 후반 41분 마네는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높이 떴다. 1분 뒤, 아이만 야흐야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야마구치 골키퍼를 뚫고 골망을 흔들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알 나스르의 공세는 계속됐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두란이 헛발질을 하면서 완벽한 기회를 놓쳤다.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후반 49분 박스 앞 프리킥 기회에서 호날두가 낮게 깔아 때렸고 야마구치가 반응하면서 걷어냈다. 호날두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루이 정면으로 향했다.
호날두는 추가시간 종료 직전 박스 안에서 한 번 더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한 번 터치한 뒤 야마구치 골키퍼를 제쳤는데 이어진 슈팅 동작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제대로 슈팅하지도 못하고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결국 가와사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알나스르는 이번 대회에서 탈락하며 또다시 무관에 그쳤다.
호날두가 합류한 2023년부터 알 나스르는 현재 아랍클럽 챔피언스컵 우승을 제외하고는 공식 대회 우승이 없다. 이 대회가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호날두는 사우디 이적 이후 무관이다.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알나스르도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가와사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꿈이 무너졌다. 호날두도 좌절한 듯 경기 종료 후 얼굴을 감싸 쥐었다.
호날두는 이날 일본의 조직적인 압박 수비에 크게 고전했다. 1985년생인 그는 올해 40살이다. 전반 중반 동료 크로스 때 시저스 킥까지 시도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흐르는 세월을 이겨낼 순 없었다. 그는 가와사키가 실점할 때마다 왼팔을 크게 흔드는 등 짜증도 자주 냈다.
사진=연합뉴스 / 알나스르 / 가와사키 / AFC / tvN 중계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