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성유빈이 오랜 록커 활동으로 다져온 내공을 바탕으로, 트로트 가수로 전격 변신해 '트롯커'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새 출발에 나섰다. 누군가는 '왜 갑자기?'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성유빈에게 트로트는 단지 유행을 좇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음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진심 어린 결정이었다.
30일 정오 성유빈의 첫 번째 트로트곡 '머리 어깨 무릎 발'이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데뷔 이후 록커로 꾸준하게 활동해온 그의 트로트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는 최근 트로트 가수로 데뷔를 앞둔 성유빈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음반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활동은 마치 처음 데뷔하는 듯한 새로운 느낌을 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성유빈은 이어 "음악 활동을 오래 해오면서 자칫 익숙함에 젖어 루즈해지고 재미를 잃을 수도 있었지만, 장르를 달리해 새롭게 시작하면서 다시금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 그만큼 이번 변화는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뮤지션으로서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록 무대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감성과 표현력을 트로트에 녹여내며, 장르를 넘어선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지켜내는 그의 도전은 지금도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성유빈의 변신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며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이번 트로트 도전은 단순한 변신이 아닌 음악적 활동의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 가깝다. 특히 트로트는 탄탄한 기본기와 깊은 감성이 요구되는 장르인 만큼, 성유빈은 오랜 시간 다져온 자신만의 색깔과 경험을 토대로 지금이야말로 트로트에 도전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많이 활성화되면서 주위에서 제안도 많이 받았어요. 요즘은 장르의 벽이 많이 모호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예전보다 도전하는 데 훨씬 수월한 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고등학교 때도 트로트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쉽게 결정하지 못했거든요.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물론 고민도 많았죠. 그동안 해왔던 음악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가. 많은 생각 끝에, 지금은 새로운 길을 가보자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지난 2022년, '미스터트롯' 도전은 성유빈에게 트로트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장르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을 통해 트로트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본격적인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계속 트로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쉽게 기회가 닿지는 않았거든요. '미스터트롯2'에 도전하면서 확실히 느꼈어요. 예전에는 트로트로 전향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막상 무대에서 트로트를 불러보니까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때부터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성유빈의 트로트 데뷔 신곡 '머리 어깨 무릎 발'은 오랫동안 예능 및 음악 프로그램에서 방송 작가로 활약해 온 최은경 작가가 노랫말 작업에 참여하고, 성유빈이 직접 싱어송라이터로서 의기투합해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도입부에는 대한민국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동요 '머리 어깨 무릎 발'의 멜로디를 재치 있게 차용해, 듣는 이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연인을 향한 애정을 위트 있게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제가 록 음악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트로트에서도 신나고 경쾌한 곡을 할 때는 파워 있게 지르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번에 트로트로 전향하면서 신나는 곡으로 갈까, 감성적인 곡으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죠.
물론 제가 아직 트로트 신인이지만, 그래도 그동안 쌓아온 제 색깔이 있잖아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하다가, 결국 신나고 경쾌한 곡을 택하게 됐어요.
과거 선배님들을 보면, 유현상 선생님이나 조용필 선생님처럼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록적인 느낌, 시원하고 경쾌한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흐름을 이어가면서 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포부, 그 이면에는 트로트 전향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이를 의식하는 자신이 존재했다. 가까운 사람들은 응원을 보내줬지만, 음악을 함께 해온 지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거 하다 안 되니까 트로트 한다’ 같은 말을 듣게 될까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고등학생 때 데뷔해 10여 년 음악 활동을 이어온 그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하고 싶은 음악은 모두 해봤다고 자부한다. 그렇기에 이번 트로트 도전은 단순한 전향이 아닌, 새로운 길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진심 어린 도전"이라 강조했다. 우려가 아닌 확신으로 꽉 찬 모습으로,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각오다.
"사실 트로트 가수로 전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제일 고민하는 건 결국 저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답은 나와 있고, 결정을 했고, 시작도 했죠. 뭐가 됐든 저는 무대 위에 있는 게 정말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이 일을 통해 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고, 노래하면서 '내가 살아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