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슈퍼스타이자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의 악몽 같은 한 주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7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아스널에 탈락한 데 이어, 그가 구단주로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리그2(2부 리그) 소속 SM 캉이 1984년 이후 처음으로 3부 리그로 강등되는 참사를 맞았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캉은 20일(한국시간) 펼쳐진 홈경기에서 마르티그에 0-3으로 패하며 세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수치스러운 강등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캉은 40년 만에 프랑스의 3부 리그이자 세미프로 리그인 내셔널 1으로 추락했다.
매체에 따르면, 음바페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투자 펀드 '코얼리션 캐피털'을 통해 캉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프랑스 프로축구 구단 운영에 참여했다. 나머지 20%는 구단 감독위원회 회장인 피에르 앙투안 캡통이 보유하고 있다.
구단 운영은 음바페 일가가 주도했으며, 그들이 세운 운영 법인이 구단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음바페는 약 1500만 유로(약 243억원)를 투자해 지분 인수와 구단 채무 일부를 상환했다.
그러나 투자 이후 캉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운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비시즌 이적 시장에서 명확한 철학이나 전략 없이 선수 영입이 이뤄졌고, 주장이었던 로맹 토마는 "구단의 방향성과 구조가 불분명하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즌 중에만 감독이 세 차례 교체되기도 했다. 니콜라 쇠브가 초반에 경질됐고, 뒤이어 지휘봉을 잡은 브루노 발타자르는 맡은 7경기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물러났다. 마지막으로 지휘한 미셸 데르 자카리안도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결국 캉은 시즌 전체에서 단 5승만을 기록하며 리그 성적을 기록했다. 3부 리그 강등은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지만, 지역 팬들에겐 큰 충격이었다.
특히나 구단이 외부 자본에 넘어간 이후 첫 시즌 만에 바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졌다.
강등이 확정된 직후, 캉 홈팬들은 경기장에 분노를 담은 여러 현수막을 펼쳤다. '더선'은 "현수막에는 '경영진, 선수들 모두 유죄, 모두 나가라'는 메시지가 담겼고, 또 다른 배너에는 '구단은 우리의 것, 쓰레기는 경영진 너희'라는 격앙된 표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팬들의 분노는 올 시즌 초부터 축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직후인 2월, 처음으로 구단 훈련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구단주로서 책임감이 너무 부족하다"는 비판을 낳았다.
또한, 올시즌 내내 경기장에는 "음바페, 캉은 너의 장난감이 아니다", "국제 무대에서 빛나기 전에 지역 인사들을 존중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특히 올해 1월, 음바페 측이 임명한 구단 회장 지아드 하무드가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2025-202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었다"고 언급한 것이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위기의 와중에 나온 이 발언은 현재 시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을 낳으며 더 큰 논란으로 번졌다.
한편, 캉의 몰락과 별개로 음바페 개인 커리어 역시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주말 라리가 알라베스전에서 안토니오 블랑코에게 가한 거친 태클로 인해 음바페는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이에 따라,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다가오는 21일 열리는 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전에는 결장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진 채 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27일 열릴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엘 클라시코에서도 음바페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캉의 강등으로 음바페는 선수와 구단주의 역할에서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지역 사회와 팬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진정성과 책임 있는 경영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더 선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