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절친'이었던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을 완승으로 장식했다.
류현진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22일 2025 시즌 개막 후 4수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손에 넣게 됐다. 호투에도 득점 지원 부족 속에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아쉬움을 씻어냈다. 한화의 첫 3연승을 견인하면서 팀과 자신 모두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앞선 경기(4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패전투수가 되지 않았던 게 오늘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타선이 1회 선취점에 추가 득점도 빠르게 해주면서 편안하게 던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구속 146km/h, 평균구속 143km/h를 찍은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큰 위기 없이 특유의 빼어난 게임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키움 외국인 타자 푸이그와 승부에서도 웃었다. 1회초 푸이그에게 잘 맞은 타구를 내주기는 했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류현진은 4회초에도 푸이그를 우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6회초에는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주무기 써클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면서 푸이그를 3타수 무안타로 봉쇄했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인연이 깊다. 지난 2013년 나란히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2018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두 삶은 빠르게 가까워졌고 팀 내에서 손꼽히는 절친이 됐다.
푸이그가 2019 시즌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면서 류현진과 동행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페넌트레이스 때는 '적'으로 만난 류현진에게 3타수 무안타로 묶이기도 했다.
류현진과 푸이그의 인연은 키움이 2022 시즌을 앞두고 푸이그를 영입하면서 다시 연결고리가 생겼다. 푸이그가 2022 시즌 키움에 처음 합류했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한국에서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류현진도 같은 기간 한국에서 한화 선수들과 훈련 중었기 때문에 대전에서 푸이그와 반갑게 재회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류현진은 2022년 초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협상 문제로 직장 폐쇄가 장기화 되면서 한화 선수들과 함께 몸을 만들었었다.
류현진은 "푸이그와 맞대결은 오랜만이었는데 좋았다. 게임 전에 따로 만나지는 못했는데 내일(4월 12일)은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푸이그와 다시 이렇게 붙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는데 미국에서 오래 함께 뛰었던 선수와 이렇게 한국에서 다시 맞대결을 하는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푸이그가 첫 타석에서 강한 타구를 쳐서 더 집중했다. 6회초 세 번째 타석은 결과가 삼진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너무 좋았다"라고 웃은 뒤 "푸이그가 타격 후 날 쳐다보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안 그러더라. 그래서 속으로 '얘가 왜 안 쳐다보지?'라고 생각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화는 이날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시즌 7승 10패를 기록,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7위로 도약했다. 4위 KT 위즈(8승 7패 1무)와 2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언제든 중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타선이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
류현진도 "타격은 업다운이 있다. 우리 팀은 초반에 이 부분이 조금 길었던 것 같다"며 "최근 2~3경기에서 우리 야수들이 상대 투수들과 싸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앞으로 이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