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팀의 상징적인 레전드급 선수 토마스 뮐러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닌 구단의 재정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울리 회네스 뮌헨 명예회장이 독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의 배경을 공개하며, "현재 뮌헨의 재정 상태가 3년 전과 같았다면 뮐러에 대한 결정은 달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독일 '스포르트1'는 12일(한국시간) 독일 '웰트암존탁'이 공개한 인터뷰를 인용해, 회네스가 전한 뮐러 재계약 실패의 비하인드를 드러냈다.
회네스는 이 인터뷰에서 "우리 정기예금 계좌에는 이제 남은 돈이 거의 없다. 우리는 분명히 절약해야 하며, 경제적 사고방식 자체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최근 발표된 뮌헨 구단의 공식 입장과는 상충된다.
뮌헨의 스포츠 디렉터 막스 에베를이 지난주 '스포르트1'의 방송에서 뮐러와의 결별이 "재정적 이유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에베를 단장은 1월에도 "뮐러가 원한다면 계약 연장은 가능하다"고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연장 제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당시 판단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회장과 단장의 의견조차 갈리는 이번 결정을 둘러싼 혼선은 구단의 복잡한 내부 구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9인의 이사회가 3인의 경영진을 감독하며, 스포츠 디렉터와 기술 담당 임원 등이 권한을 나눠 가진 다층적 구조로 알려져있다.
'스포르트1'의 수석기자 슈테판 쿰베르거는 "모든 임원이 내부와 외부의 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환경에서는 실수 인정이 곧 리스크가 된다"고 설명했다.
뮌헨 팬들 사이에서는 에베를 단장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쿰베르거 기자는 "회네스 회장은 뮐러의 계약 종료 배경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에베를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도록 한 점이 일부 팬들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실제로 결정을 주도한 것은 회네스였지만, 외부에선 에베를이 비판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뮌헨 구단의 이러한 재정적 상황은 향후 이적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
회네스는 현재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 중인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의 영입 가능성에 대해 "그를 데려오기 위해선 특별예산이 필요할 정도"라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논의 대상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르츠가 뮌헨에서 뛰는 걸 보고 싶지만, 그는 레버쿠젠과 계약 중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뮌헨은 최근 조슈아 키미히, 자말 무시알라, 마누엘 노이어, 알폰소 데이비스 등 주요 선수들과의 계약 갱신 과정에서 많은 재정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이로 인해 고정 지출이 늘었으며, 현재는 대형 이적을 위해 은행 대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회네스는 "필요하다면 신용 대출도 검토할 것이다. 이는 뮌헨에게 있어 전례없던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네스는 뮐러의 미래에 대해 구단과의 연을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뮐러가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시 돌아와 우리와 함께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꿈에서 우리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리하고, 결승골을 뮐러가 넣는 장면을 봤다"며, 개인적인 희망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사례는 뮌헨이 오랜 시간 강조해온 건전한 재정 운영이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회네스는 과거 "우리 구단은 매우 건강하다"고 자부한 바 있으며, 뮌헨은 한동안 부자 클럽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재정 지출 증가와 수입 정체로 인해 재정 형편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구단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억 유로(약 1조 6200억원)를 넘겼다고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자산 유동성은 감소했고, 이는 선수단 운영과 이적 정책에 직접적인 제약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뮐러와의 계약 종료는 단순한 전력 조정이 아닌, 뮌헨이 당면한 재정 현실과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다.
앞으로 뮌헨이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대형 구단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재정 개편과 조직 정비를 포함한 다각적인 조치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