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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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자처했던 염혜선, 김연경 발목 한 번 잡았다…"길어질수록 우리가 유리" [대전 인터뷰]

기사입력 2025.04.05 07:08 / 기사수정 2025.04.05 07:08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을 이끄는 세터 염혜선이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를 방해하는 악역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성치 않은 몸 상태에도 투혼을 발휘하면서 대전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흥국생명 2승) 3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로 이겼다.

정관장은 흥국생명의 홈 구장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지난달 31일 1차전, 지난 2일 2차전 패배의 아픔을 씻어냈다. 벼랑 끝에서 반격의 1승을 챙기고 챔피언 결정전을 오는 6일 4차전까지 끌고 갔다.

정관장은 이와 함께 2011-2012 시즌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대전 홈팬들 앞에서 1, 2세트를 먼저 뺏긴 뒤 3, 4, 5세트를 내리 따낸 드라마 같은 역전승이라 의미가 더 컸다.



정관장의 야전 사령관 염혜선은 이날 오른쪽 무릎 통증 속에서도 특유의 뛰어난 게임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좋은 컨디션을 뽐낸 메가, 부키리치 두 외국인 선수들에게 빼어난 토스를 올려주면서 팀 역전승을 견인했다.

염혜선은 1세트 때 통증을 호소하는 등 무릎 때문에 100%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5세트까지 코트를 지키면서 정관장은 물론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지휘한 주인공이 됐다.


고희진 감독은 3차전 승리 직후 "염혜선의 현재 몸 상태는 정말 안 좋다"며 주전 세터가 발휘한 투혼의 플레이에 거듭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염혜선은 자신들의 안방에서 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엄청난 승부 근성으로 통증을 이겨냈다.

염혜선은 "3차전에서 끝나지 않아 다행이다. 홈에서 지기 싫었고, 다른 선수들도 똑같은 마음이었다"라며 "4차전도 홈에서 하니까 5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매달려 보겠다"고 말했다.  



또 "무릎 상태는 밖에서 보시는 만큼 아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이번 시즌 1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 때 다친 부위가 다시 통증이 왔다. 그래도 빠질 수 없으니까 열심히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염혜선은 그러면서 흥국생명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방해한 악역 역할을 해낸 부분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연경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당연히 우승 트로피와 함께 엔딩을 꿈꾸고 있다.

염혜선은 흥국생명과 김연경에게 쉽게 우승을 내어줄 마음이 없다. 지난달 29일 현대건설을 꺾고 챔피언 결정진 진출을 확정한 뒤 김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드라마를 보면 악역이 정말 독하지 않나. 우린 독한 악역이 되고 싶다. 이 멤버와 함께 마지막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염혜선은 3차전을 승리한 뒤에는 "일단 오늘 경기로 봐서는 악역을 한 번 성공한 것 같다. 4차전도 잡고 (5차전이 열리는) 인천으로 가겠다"며 "우리는 비시즌 체력 훈련을 정말 독하게 했다. 챔피언 결정전이 길어질수록 우리에게 유리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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