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대규모 귀화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매체 '비바'는 3일(한국시간) "에이르스터 디비시(네덜란드 2부리그)의 헬몬트 스포르트 감독 로버트 마스칸트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시행하는 귀화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귀화 정책을 펼쳤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꾸준히 인도네시아 혈통의 네덜란드 태생 선수들에게 여권을 발급했다. 그들에게 2중 국적을 인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3월 A매치 명단에 소집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29명 중 무려 19명이 귀화 선수였다.
네덜란드 태생 귀화 선수들이 대거 늘어나자 감독까지 교체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5년간 함께하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네덜란드의 레전드 공격수 출신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지난달 20일 호주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인도네시아 선발 명단 11명 중 10명이 귀화 선수라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결과는 인도네시아의 참패했다. 귀화 선수들을 앞세웠음에도 인도네시아는 호주 원정에서 1-5로 대패했다. 이후 바레인과의 C조 8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 부임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이제 2경기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승점 9(2승3무3패)인 인도네시아는 현재 C조 4위에 자리 중이다. 조 1~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플레이오프에 참가한다. 2위 호주(승점 13)와 4위 인도네시아 간의 승점 차는 4점이다.
인도네시아의 귀화 정책이 월드컵 본선행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 로버트 마스칸트 감독이 이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마스칸트 감독은 "센세이션은 과장됐다. 우리는 이 팀을 알지도 못하고, 그들이 경기를 하는 걸 거의 본 적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인도네시아의 선발 라인업엔 네덜란드 출신 선수가 10명이나 있지만 월드컵에 출전했던 호주는 여전히 강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이 선수들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뛸 기회가 있었다면 인도네시아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들은 에레디비시(네덜란드 1부리그)에선 좋은 선수이지만, 국제 수준에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는 하룻밤 사이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 수준에서 평범한 선수들만 있다면 하룻밤 사이에 훌륭한 팀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대규모 귀화 정책이 즉각적으로 효과를 내는 건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