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A매치에 뛸 시간이 부족했던 오현규는 소속팀 헹크로 돌아가자마자 멀티 골로 존재감을 알렸다.
벨기에 매체 '스포르자'가 31일(한국시간) 오현규가 유럽에서 가장 인상적인 조커라고 소개했다.
오현규의 소속팀 헹크는 이날 벨기에 헹크에 있는 체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헨트와의 2024-2025시즌 주필러리그 31라운드 맞대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전반 38분 콘스탄티노스 카레자스, 후반 5분 톨루 아로코다레의 골로 2-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오현규는 아로코다레와 교체돼 그라운드르르 밟았다.
오현규는 후반 막판에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3분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동료 패르틱 흐로소브스키가 박스 앞에서 터치했는데 길게 흘렀고 공교롭게 오현규 앞으로 향했다. 오현규는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6분 오현규가 오른쪽에 흐로소브스키에게 주고 중앙으로 들어갔다. 흐로소브스키는 낮은 크로스를 내줬고 오현규는 오른발로 밀어 넣어 헨트를 무너뜨렸다.
오현규의 교체 뒤 멀티골에 매체도 "벨기에에서 가장 치명적인 조커는 의심의 여지 없이 헹크에 있다. 오현규가 다시 교체 후 20분 만에 헨트를 상대로 2골을 넣었다"라고 소개하며 "그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같은 월드 스타들을 제치고 인상적인 수치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선발 출장해 골을 넣은 주전 공격수 톨루 역시 오현규를 극찬하며 "내가 나쁘면, 오현규가 있다"라며 존재감을 인정했다.
매체는 또 "오현규를 경기장에 풀어두면 골을 넣는다"면서 "헨트전에 20분 만에 2골을 넣은 거는 '벨기에에서 가장 위험한 슈퍼서브'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굳혔다. 또 위니옹, 덴데르를 상대로 오현규는 교체로 나와 골을 넣었다. 매우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현재 오현규는 리그에서 이번 시즌 9골을 넣었는데 8골이 교체로 나와 넣은 골이다. 평균적으로 헹크에서 그는 48분당 1골씩 넣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현재 유럽 5대 리그에서 최고의 폼을 자랑하는 우스망 뎀벨레(PSG)보다도 좋은 수치다. 그는 72분 당 한 골을 넣고 있다. 그만큼 오현규의 결정력이 물이 올랐다는 의미다.
해리 케인은 88분 당 한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도 89분 당 한 골이며 살라는 95분 당 한 골을 기록하고 있다. 오현규는 살라에 2배 정도 되는 결정력을 보여주는 셈이다.
매체는 "교체가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다. 뎀벨레나 레반도프스키 같은 스타들은 더 오랜 시간 뒤기 때문이다. 오현규의 수치를 평균을 내면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오현규는 또 교체 선수 중 매우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현규보다 교체로 나와 더 좋은 활약을 한 선수는 알렉산데르 쇠를로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역시 교체로 8골을 넣었다. 다만 그는 교체로 16경기에 나섰고 오현규는 25경기에 출전해 차이점이 있다.
오현규의 동료 톨루는 "모두 다 뛰어났다. 특히 교체 선수들이 그랬다. 오현규는 두 골을 넣었고 흐로소브스키도 2도움을 기록했으며 캔 은쿠바도 영향력을 남겼다. 모두가 완벽하게 해냈고 우리가 얼마나 팀으로서 좋은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오현규는 두 자릿수 골을 넣고 있다. 벤치에서 나와서 그렇게 하는 것은 최고다. 나는 오현규에게 아주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오현규는 올 시즌 공식전 33경기, 단 690분을 나서 12골 2도움이라는 어마어마한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최고의 커리어를 보여주는 셈이다.
지난 2023년 1월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진출한 오현규는 부침을 겪으면서 셀틱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자신을 영입했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023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로 가면서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새로 왔고 후루하시 교고, 마에다 다이젠을 밀어내지 못했다.
결국 오현규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헹크로 이적했고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2024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 이후 축구 대표팀과도 연이 없었던 그는 헹크에서의 활약으로 다시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요르단 원정에서 교체로 나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고 이라크와 홈 경기에서도 골을 넣으며 슈퍼서브의 면보를 보였다.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오만, 요르단전에 모두 교체로 출전했지만, 출전 시간이 단 5분, 1분에 그치면서 활약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오현규는 돌아가자마자 교체로 무려 멀티골을 터뜨리며 슈퍼 조커의 이름값을 해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