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이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동점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2025시즌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과제는 키스톤 콤비 재구축이다.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두고 무한 경쟁을 선언했던 가운데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 2루수 자리엔 오명진, 유격수 자리엔 박준영이 앞서가는 분위기다.
박준영은 지난 겨울 허리가 좋지 않아 1군 스프링캠프 승선에 실패했다. 하지만, 박준영은 캠프 막판 극적으로 1군 선수단에 합류해 미야자키 구춘리그 경기를 두 차례 치렀다.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도 선발 유격수 출전 기회를 받은 박준영은 첫날 경기 멀티히트 활약으로 다시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박준영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 이닝에 결정적인 실책 두 차례를 저질러 곧바로 교체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준영은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선발 유격수 명단에 바로 이름을 다시 올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박준영에게 충격 요법을 주고자 했었다. 이 감독은 1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박준영 선수를 주전 유격수로 계속 보고 있다. 건강한 박준영이 유격수 자리를 맡아주는 게 우리 팀 수비에서 최선이다. 이틀 전 한 이닝 2실책으로 흔들렸는데 시즌이 아니라 시범경기 때 한 게 다행이다. 조금 정신을 차리도록 충격을 줬다. 더 긴장하고 집중할 거니까 나쁘게 보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이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동점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이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동점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
올해 들어 독해졌단 평가를 받는 이 감독의 충격 요법은 제대로 통했다. 이날 박준영은 2회 말 첫 타석에서 병살타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박준영은 5회 말 바뀐 투수 김대유를 상대로 2구째 137km/h 속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대형 동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준영은 7회 말 상대 핵심 불펜인 전상현과 상대했다. 박준영은 2사 뒤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144km/h 속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수비에서도 박준영은 1회부터 9회까지 9이닝을 모두 소화하면서 이틀 전과 다른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감독의 충격 교체 요법이 완벽히 통한 하루였다.
박준영과 호흡을 맞출 2루수 후보로 평가받는 내야수 오명진도 이날 상대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와 맞붙어 깔끔한 중전 안타를 때렸다. 시범경기 시작부터 빼어난 활약을 함께 보인 박준영-오명진 키스톤 콤비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박준영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이 감독의 말처럼 '건강함'이 절실하다. 해마다 박준영의 발목을 잡았던 건 취약한 내구성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유격수 소화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박준영의 가치는 몇 배로 뛸 수 있다. 무명 내야수인 오명진도 마찬가지다. 여러모로 두 선수에게 인생에 쉽게 찾아오기 힘든 엄청난 기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이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동점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