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 짐 랫클리프가 몇몇 선수들의 이적료와 급여를 지적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0일(한국시간) "맨유의 공동 소유주인 짐 랫클리프 경이 맨유의 일부 선수는 뛰어나지 않고, 과도한 급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억망장자 짐 랫클리프가 회장으로 있는 이네오스(INEOS) 그룹은 지난해 2월 맨유 지분 28.94%를 인수하면서 구단 운영권을 얻어내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로 등극했다.
랫클리프는 맨유를 인수한 후 구단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다. 각종 매체에 따르면 맨유는 최근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봤고, 부채는 5억 1500만 파운드(약 93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는 맨유의 재정이 어려운 이유들 중 하나로 그동안 선수 영입에 과도한 액수와 급여를 지출한 점을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랫클리프는 "여름에 우리가 영입하는 선수들을 보면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다"라며 "안토니, 카세미루, 안드레 오나나, 라스무스 호일룬, 제이든 산초 영입 모두 과거에 진행한 일이며, 좋든 싫든 우리는 이를 물려받았으니 정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첼시에서 뛰고 있고 우리가 급여의 절반을 부담하는 산초의 경우, 여름에 1700만 파운드(약 318억원)를 지불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라며 "팀에 적합하지 않은 선수도 있고, 급여가 너무 비싼 선수도 있지만,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단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로 넘어가는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라며 "우리가 아는 대로 팀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있고,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훌륭한 축구 선수이다. 우리는 페르난데스가 꼭 필요하다. 그는 환상적인 축구 선수이다"라고 했다.
랫클리프가 거론한 5명의 선수들 모두 맨유가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한 선수들이다.
잉글랜드 윙어 산초는 2021년 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이적료 7300만 파운드(약 1370억원)에 맨유로 이적했고, 2022년에 맨유에 합류한 브라질 윙어 안토니의 이적료는 무려 8150만 파운드(약 1529억원)였다.
전성기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던 카세미루는 2022년 7000만 파운드(약 1313억원)에 영입됐고, 덴마크 공격수 라스무스 호일룬은 이적료 7200만 파운드(약 1350억원)를 기록했다. 카메룬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이적료는 4720만 파운드(약 886억원)이다.
랫클리프가 거론한 5명의 선수들 모두 막대한 이적료를 기록하고 맨유에 합류했지만 현재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산초의 경우 큰 기대를 받으며 맨유에 합류했지만 맨유에서 83경기 12골 6도움만 기록하고 지난해 여름 첼시로 임대 이적했다. 안토니도 맨유 통산 96경기 12골 5도움을 올리며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부응하지 못해 겨울 이적시장 때 레알 베티스로 임대됐다.
호일룬은 2023년 여름 1300억이 넘는 이적료에 합류했지만 올시즌 리그에서 단 2골만 기록 중이고, 오나나 골키퍼도 부정확한 패스와 불안한 선방 능력으로 다른 경쟁팀 골키퍼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세미루는 맨유에 합류했을 때 주전 미드필더로 맹활약했지만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향하면서 경기력이 점점 떨어졌고, 이로 인해 그의 주급 35만 파운드(약 6억 5700만원)는 맨유 입장에서 과도한 지출이 됐다.
선수 영입과 급여에 너무 많은 돈을 쓰면서 팀의 재정이 악화되자 랫클리프는 재정 효율화를 위해 온갖 정책을 시행했다.
맨유는 지난달 25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클럽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추가 조치의 일환으로 기업 구조를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클럽은 "이 변혁 계획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클럽을 수익성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이를 통해 클럽이 남성 및 여성 축구의 성공과 개선된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보다 견고한 재정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의 일환으로 클럽은 직원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약 150~200개의 일자리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작년에 해고된 직원 250명에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원 감축뿐만 아니라 최근 구단 직원의 무료 점심을 중단했고, 티켓 가격을 인상하면서 랫클리프는 맨유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랫클리프는 팬들이 자신을 비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변화의 시기는 사람들에게 불편하고,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 중 일부는 불쾌하지만 맨유를 다시 안정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는데 필요한 일"이라며 "사람들이 맨유가 다시 트로피를 차지하는 걸 보고 싶다면, 우리는 이 모든 걸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난 지금 당장 인기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인기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당분간 인기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제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맨유는 내가 3억 달러(약 4366억원)를 투자했지만 여름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도 2025년 말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간단히 말해 우리가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맨유는 크리스마스에 돈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랫클리프는 올시즌 중도 부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후벵 아모림 감독을 지지했다.
그는 아모림 감독에 대해 "아모림이 기용할 수 있는 선수단을 실제로 살펴보면, 솔직히 말해서 그는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난 아모림이 뛰어난 젊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훌륭한 감독이고 오랫동안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지를 밝혔다.
이어 "아모림은 대부분의 위대한 코치와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인물이다. 그는 완벽하지 않지만 난 아모림을 열렬히 지지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