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방출될 뻔했던 손흥민, EPL 통산 득점 16위 '리빙 레전드' 되다니…공격포인트는 통산 13위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이 또다시 자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축구종가 입성 1년 만에 떠날 뻔했던 그의 스토리를 생각하면 대반전이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AFC 본머스와의 28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손흥민은 교체 출전해 45분을 소화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마커스 태버니어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후반 20분 에바니우송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뒤처졌다.

그러나 후반 22분 파페 사르가 행운의 동점골을 터뜨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후 후반 39분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 케파의 움직임을 유도해 영리하게 페널티킥을 얻어내 소중한 동점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강심장' 손흥민의 면모가 빛났다.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그는 직접 키커로 나서 상대 골키퍼를 속이며 공을 가볍게 띄우는 '파넨카킥'을 성공시키며 2-2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축구 통계 매체 '풋몹'으로부터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7.8점을 받았다. 그는 45분 동안 1골, 드리블 성공 1회, 골대 맞은 슈팅 1회, 페널티킥 획득 1회, 키패스 1회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득점으로 EPL 통산 127골을 기록하며 네덜란드 전설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와 공동 16위에 올랐다.

또한 토트넘 대선배인 클럽 레전드 로비 킨(126골)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EPL 역대 공격포인트 순위에서도 상승했다. 경기 전까지 126골 71도움으로 총 19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그는 본머스전 득점으로 공격포인트 198개를 쌓으며 레스 퍼디난드와 공동 13위에 랭크됐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단 15명뿐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15위는 143골을 기록한 레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또다른 살아있는 레전드 제이미 바디로, 손흥민이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16골이 더 필요하다. 

손흥민이 향후 1년만이라도 더 프리미어리그에 남는다면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기록이다. 물론 바디도 현역이어서 그를 넘는 게 쉽진 않다.

손흥민이 기록한 통산 127골은 EPL의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이다. 통산 득점 상위권에는 로빈 반 페르시, 티에리 앙리,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 세르히오 아구에로, 웨인 루니, 해리 케인, 앨런 시어러 등 EPL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자리하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328경기에서 127골 7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2021-2022시즌 23골로 EPL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으며, 2016-2017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EPL에서 세 차례 10-10(10골 10도움 이상)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각 4회)에 이어 디디에 드로그바와 동률을 이루는 기록이다.



손흥민의 토트넘 입단 첫 해를 되돌아보면, 이러한 기록은 상상도 못할 대기록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후 첫 시즌 8골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에 따라 그는 2016년 여름, 독일로의 복귀를 고려하며 당시 감독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에게 이적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에리크 라멜라와의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때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신뢰를 보였고, 손흥민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점차 팀 내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두 번이나 수상하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지는 주요 선수로 발돋움했다.

2023년부터는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되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위해 헌신하며 토트넘의 리더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의 지속적인 노력과 발전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산 127골, 역대 프리미어리그 득점 16위라는 기록은 단순히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아시아 선수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인간 성공을 의미하기도 한다.

손흥민은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토트넘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더욱 깊은 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프리미어리그 / BB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