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최정상급 능력치를 갖고 있으면서도 부상으로 보여주지 못한 리스 제임스가 미드필더로 변신 후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했다.
제임스의 소속팀 첼시는 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16강 1차전 FC 코펜하겐(덴마크)과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첼시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콘퍼런스리그 토너먼트는 1~2차전을 진행, 합산 점수가 더 높은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첼시가 1차전을 승리했다.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이번 경기에선 엔초 마레스카 첼시 감독이 전술에 변화를 줬다. 주장 제임스를 측면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제임스는 이번 경기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제임스는 1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만들었다. 첼시가 리드를 잡을 수 있던 중요한 선취골이었다.
또 패스 성공률 82/87(94%), 볼 터치 97회, 크로스 성공률 1/2(50%), 긴 패스 정확도 1/3(33%), 공 뺏김 0회, 지상 볼 경합 성공률 3/4(75%)를 자랑했다.
'풋몹'은 제임스에게 평점 8.4점을 남겼다. 첼시 선수들은 평균 7.0점을 받았다. 제임스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 또한 제임스에게 가장 높은 평점(7.7)을 줬다. 그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줬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였다.
마레스카 첼시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제임스를 언급했다. 이제 측면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기용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마레스카 감독은 "우리는 제임스가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고 있다. 그는 우리의 주장이며 환상적인 선수다"라며 "우리는 그의 몸이 항상 건강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우리의 의무다"라고 했다.
이어 "제임스는 많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이것은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의 공통점이다"라며 "선수 본인에게 물어봐라. 나는 처음 첼시에 왔을 때부터 그를 미드필더로 기용할 생각이 있었다고 알렸다. 영상까지 보내며 자세하게 설명했다"라며 이번 전략이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렸다.
또 "선수를 볼 때 상상력이 필요하다. 해당 선수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봐야한다. 제임스가 위건 시절 보여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기억한다. 제임스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필요한 조건 중 하나는 슈팅 능력이다. 이름 그대로 미드필더기 때문이다.
수비만 하는 포지션이 아니다. 1, 2선 공격수와 미드필더보다 후방에 있는 존재다. 그래서 상대 페널티박스 앞에서 공을 잡는 빈도가 생각보다 많다. 패스하는 방법도 있지만, 슈팅 능력이 있으면 선택지가 늘어나는 만큼 득점 가능성도 올라가는 것이다.
실제로 제임스는 이번 코펜하겐전 중거리 슈팅으로 선취골을 터트렸다. 전반 45분 쿠쿠렐라가 좌측면에서 상대 페널티 박스 앞으로 낮고 빠른 패스로 공을 넘겼다. 후방에서 달려오던 제임스는 이를 오른발로 슈팅해 좌측 하단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제임스는 1999년생 잉글랜드 대표 출신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중간에 위건으로 임대를 떠난 기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첼시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실력은 확실하다. 다만, 심각한 유리몸이다. 2025년 1월 15일 기준으로 2021-2022시즌부터 무려 556일을 부상으로 결장했다. 104경기를 뛰지 못했고 약 두 시즌 가까이 결장한 수치다. 첼시 생활의 약 40%를 부상으로 병상에 누워서 보냈다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보통 넓적다리 뒤쪽에 있는 근육이 다치는 햄스트링 부상의 빈도가 높다. 다만, 회복하는데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이정도 부상 이력이면 구단이 방출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제임스의 경기력은 이런 생각을 사라지게 할 정도다. 이번 경기도 그는 증명했다.
과연 앞으로 제임스는 부상 없이 첼시에서 영광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지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65 SCORES / X / 리스 제임스 개인 SNS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