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우승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32)은 어느 새 세계 축구계에서 '무관의 아이콘'이 됐다.
토트넘과 뮌헨을 거치면서 수많은 득점왕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정작 프로 무대에서 공식 대회 우승컵을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그컵에서 각각 한 차례씩 준우승을 했다.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지난 2023년 여름 토트넘을 떠나 매 시즌 우승컵 하나씩은 들어올린다는 뮌헨에 왔는데 공교롭게 이적 첫 시즌 무관을 기록했다.
케인은 2023-2024시즌 뮌헨에서 트로피를 만져보지도 못했다.
입단 첫 날 열린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에 0-3으로 진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도 12년 만에 우승을 놓쳤다. 둑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선 3부리그 팀에 패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잘 싸웠는데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4강에서 탈락했다.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 출전한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결승 상대 스페인의 공격수 다니 올모가 "케인의 무관을 내가 유지하겠다"며 경기 전 대놓고 놀렸는데 실제 스페인이 이겼고 케인이 고개를 숙였다.
2024-2025시즌 케인을 드디어 첫 트로피에 다가가고 있다.
뮌헨이 지난 시즌과 달리 중간에 주저앉지 않고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34경기 중 24경기를 치러 10경기 남겨둔 현재 승점 61을 기록 중인 뮌헨은 승점 53인 레버쿠젠을 8점 차로 따돌렸다. 뮌헨의 우승 확률은 98% 안팎이다.
하지만 케인은 아직 우승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매 경기 더욱 간절하게 달려가며 트로피를 위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케인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하나 나왔다.
뮌헨의 풋볼 디렉터를 맡고 있는 막스 에베를 단장이 지난 6일 케인을 극찬했다.
뮌헨은 지난 1일 슈트트가르트와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슈투트가르트가 지난 시즌 뮌헨을 제치거 레버쿠젠에 이어 분데스리가 2위를 했던 팀인 만큼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는데 뮌헨이 저력을 발휘해 낙승했다.
다만 이 경기에서 케인은 부진했고 독일 매체로부터 평점 5을 받았다. 독일 매체는 평점이 낮을 수록 좋은 플레이로 평가받고 1~6점 사이를 주는데 6점은 잘 나오질 않는다. 케인은 거의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에베를 단장이 본 케인은 다르다.
그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케인이 개인적인 욕심을 전부 버리고 얼마나 처절하게 뛰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스트라이커 포지션이면 경기 중 이동거리가 적은데 그는 13km를 뛰었더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에베를 단장 말차럼 13km면 '9번' 공격수로는 있을 수 없는 수치다.
평소 유럽 축구에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가 12km를 뛰면 수준급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성기 때 "미친 개처럼 뛴다"고 평가받았던 박지성이 맨유에서 12km를 뛰었다. 지금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황인범이 UEFA 챔피언스리그 때 12km를 이동한다.
줄기차게 뛰는 미드필더들보다 1km를 더 이동했으니 케인의 활동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드러났다.
에베를 단장은 "미드필드를 쉴새 없이 오가며 수비하고 연결하더라. 케인은 오직 트로피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