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인상적인 임대 생활을 이어가는 중인 양민혁에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양민혁은 최근 경기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현지에서는 양민혁의 실수가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양민혁은 위협적인 모습을 통해 충분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양민혁에게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토트넘 홋스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양민혁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양민혁이 올여름 시작되는 토트넘의 프리시즌부터 기회를 받을 거라는 전망도 등장한 바 있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지난 3일(한국시간) 현재 타 팀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 토트넘 선수들의 활약을 돌아봤다.
골드는 "양민혁은 지난 주말 챔피언십의 강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QPR 임대 후 두 번째로 선발 출전해 66분 동안 활약했다"면서 "6경기 연속 출전한 양민혁은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 뒤 선제골을 내주는 등 경험을 통해 배웠지만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몇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QPR은 지난 2일 영국 런던의 위치한 QPR의 홈구장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QPR(승점 44)은 14위에 머물렀다.
이날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선제 득점은 양민혁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전반 10분 공을 갖고 있던 양민혁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윙어 구스타보 해머에게 공을 내줬고, 이것이 역습으로 이어졌다. 당황한 QPR 수비진이 급하게 수비 지역으로 복귀했지만 결국 비니시우스 소자의 크로스에 이은 벤 블레턴의 헤더가 QPR 골네트를 갈랐다.
이후 QPR은 후반 9분 추가골을 허용한 뒤 후반 27분 만회골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추격했지만 결국 1-2로 패배하고 말았다.
QPR에 합류하고 두 번째 선발 출전 기회를 받은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66여분 동안 활약하다 후반 21분 알피 로이드와 교체되어 나왔다. 양민혁이 첫 선발 출전했을 당시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를 향한 기대가 컸지만,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첫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남긴 경기가 됐다.
하지만 현지의 평가는 달랐다. QPR의 실점이 양민혁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후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양민혁은 실수를 만회할 정도로 나름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평가였다.
골드에 따르면 런던 서부지역 매체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양민혁에게 평점 6점을 주면서 "체격이 작고 경험이 부족해 공을 내주는 경향이 있다. 셰필드의 첫 득점은 양민혁이 공을 빼앗긴 뒤에 나왔다. 그러나 양민혁이 전진하는 모습에 활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런던 월드'는 양민혁에게 평점 8점과 함께 "대단한 잠재력을 보유했다. QPR의 실점은 양민혁만의 실수가 아니었다. 양민혁인 그의 발 앞에 공이 올 때마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QPR의 실점 장면이 양민혁의 경합 과정에서 시작된 걸 생각하면 양민혁에게 평점 8점을 준 '런던 월드'의 평가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민혁이 QPR에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양민혁을 지도하고 있는 QPR의 사령탑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도 양민혁을 칭찬했다.
그는 "양민혁은 계속해서 발전하는 중이다. 그는 잘하고 있다. 홈에서 치러진 두 번의 경기에서 좋은 못습을 보여줬다"며 "양민혁은 성장하고 있고,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과 경기의 템포를 따라가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며 양민혁을 치켜세웠다.
이어 "양민혁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정 부분에서는 여전히 배우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 유망주"라면서도 "경기를 대하는 양민혁의 태도는 최고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 전진하며,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침투해 상대와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스피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양민혁이 QPR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면서 그가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올 경우 프리시즌부터 토트넘에서 주전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풋볼 런던'에서 골드와 함께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 중인 롭 게스트는 지난달 양민혁이 포츠머스를 상대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맹활약하자 "양민혁은 경기에서 63분만 소화했지만, 포츠머스전에서 선발 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경기력이 꽤나 인상적이었다"며 "양민혁이 챔피언십처럼 신체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리그에서 영국 축구를 어떻게 처음 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던져졌지만, 양민혁은 이미 그 질문 중 일부에 답한 것 같다. 그는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양민혁이 지금 흐름을 유지한다면 토트넘 1군에서 경쟁하기에 충분한 선수로 성장할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양민혁이 QPR에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임대 생활을 시작한 건 2024-25시즌이 1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그가 지금 속도로 발전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모든 관계자들에게 좋은 징조"라면서 "그가 7월 초 홋스퍼 웨이(토트넘 훈련장)로 돌아오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을 사로잡고 여름 친선경기에서 많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토트넘이 티모 베르너의 임대를 연장하는 걸 보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에 양민혁은 이번 여름 윙어 순위에서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토트넘은 기존 자원들 중 일부를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 판을 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생으로 토트넘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양민혁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임대생 티모 베르너를 재임대하지 않을 생각이고,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주전급 선수로 활용하기 힘든 히샬리송도 방출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다. 양민혁이 토트넘으로 돌아간다면 브레넌 존슨, 윌송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등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양민혁은 토트넘이 쓸어담고 있는 월드클래스 유망주 7명 중 한 명이라는 극찬을 들은 적이 있는데 조금씩 축구종가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는 중이다.
유망주 소식을 전하는 커뮤니티 '라이징스타XI'는 지난달 말 토트넘 유스 선수들을 신뢰하라면서 당시 입단이 유력했던 마티스 텔(현재 입단) 등 토트넘 선수 7명의 월드클래스 잠재력 가진 선수들을 소개했는데 여기 양민혁이 포함됐다. 양민혁은 8.8점을 받으며 향후 유럽 정상급의 공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받았다. 루카스 베리발, 마이키 무어, 루카스 부스코비치(에스파뇰 임대), 아치 그레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QPR에서 나름 연착륙을 일궈내면서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릴 재능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