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환 기자) 윤정환 감독은 K리그 구단들이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면 카드로 인해 생기는 변수들이 최대한 줄어야 한다고 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도 조심해야 하지만, 심판진도 카드를 꺼낼 때 조금 더 신경을 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2라운드 홈 경기에서 무고사와 김성민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2-0 승리를 따냈다.
경남FC와의 개막전부터 2연승을 질주한 인천은 승점 6점을 기록,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인천은 이번 시즌 우승과 승격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수원을 시즌 초반에 꺾으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 경쟁에서 앞서가게 됐다.
이날 인천은 전반전 중반 선발 출전한 미드필더 문지환이 김지현의 발목을 밟아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전 수원에서 두 명의 퇴장이 나오면서 예상과 달리 경기를 비교적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윤정환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전반전에 투입했던 수비수 델브리지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도혁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나섰고, 후반 6분 만에 주포 무고사의 선제 득점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교체 투입된 김성민까지 득점을 터트리며 2-0 완승을 챙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정환 감독은 "오늘 정말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주셨다. 응원을 해 주신 것에 좋은 결과로 보답하게 되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원과 공방전을 예상했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레드카드라는 변수가 나오면서 두 팀 모두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서로 유효슈팅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후반전에 우리가 수적 우위를 유지하면서 득점을 해 분위기가 왔다. 추가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윤 감독은 계속해서 "아쉬운 부분은 퇴장을 당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퇴장을 당한 것이다. 그것이 경기 흐름을 망쳤다. 2부리그에서의 변수는 이런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런 변수에 대해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는지가 리그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홈 2연전을 연승으로 잘 마무리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원정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잘 쉬고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변성환 감독은 퇴장 없이 11대11로 붙었다면 수원이 승리했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이 말을 들은 윤 감독은 "변성환 감독의 생각이기 때문에 토를 달 이유는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11대11로 싸울 때도 유효슈팅은 허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축구라는 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다. 결과는 우리가 가져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중에 한번 더 붙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윤 감독도 이른 시간 퇴장으로 인해 두 팀 모두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선수 교체를 너무 일찍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에서 두 명이 퇴장당하는 건 예상을 못 했다"며 "이렇게 경기를 해보는 게 몇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그러면서 "퇴장과 카드가 많이 나온 경기다. 많은 팬분들 앞에서 질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려면 카드에 대한 부분을 신경 써 주시면 좋겠다. 결과는 가져왔지만 재밌는 경기가 되려면 그런 부분들이 중요하다"며 "선수들도 조심해야 하지만 세세하게 생각해 주시면 많은 팬분들이 인상 찌푸리지 않고 좋은 경기를 보고 즐거워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라는 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하고,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퇴장 변수 속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인천의 승리를 이끈 무고사에 대해서는 "작년에 무고사를 봤을 때 수비에 대한 인식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같이 해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을 이끌어 주는 스타일이다. 경기장 안에서의 소통 능력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며 "그래서 이런 기회들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거고, 자연스럽게 득점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다. 무고사가 없는 팀을 상상하기는 싫지만, 그런 고민도 같이 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는 생각"이라고 칭찬했다.
또 "그 패스는 (이)명주가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명주가 앞을 보고 있어서 치고 올라갈 줄 알았는데 무고사가 (김)성민이가 뛰는 걸 보고 판단했다. 패스는 좋지만 사실 골을 넣은 성민이가 잘 마무리를 해 준 것이다. 좋은 패스가 들어왔을 때 득점을 하면 서로가 빛이 난다. 골을 넣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서로가 서로를 빛낸 패스와 결정력이었다"며 김성민의 골 결정력 덕에 무고사의 패스도 빛났다고 했다.
다만 윤 감독은 후반전 바로우가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것과 수적 우위를 가져온 상황에서도 수비진에서 실점 위기를 자초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지난 경기도 그렇지만 (민)경현이도 그렇고 찬스가 있을 때 추가골을 넣어줘야 한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득점을 많이 하면 할수록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 누구나 골을 넣을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지난 경기나 이번 경기나 두 골이라는 결과는 아쉽다"며 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수비에 대해서는 "(최)승구가 잘못한 장면이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몸을 던지고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봤다. 실수하는 장면은 수정을 할 수 있다.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끝으로 윤 감독은 다음 경기인 성남FC전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청주로) 내려가지는 않을 거다. 비프로(영상)로 보면 더 잘 보인다고 해서 분석관의 말을 따르려고 한다. 성남전은 일단 오늘 잘 쉬고 회복해서 성남 경기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