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14-25 25-18 20-25 21-25)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6연패 수렁에 빠진 IBK기업은행은 12승19패(승점 37점)가 됐다. 또한 6라운드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확정했다. '에이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양 팀 최다인 31점(공격성공률 42.2%)으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육서영과 이소영은 각각 8점(공격성공률 23.3%), 5점(공격성공률 29.4%)에 그쳤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빅토리아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IBK기업은행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역시나 3세트 중반이었다. 3세트 초반부터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IBK기업은행은 18-15에서 연속 실점으로 무너졌고, 결국 3세트를 흥국생명에 내줬다. 그 흐름이 4세트까지 이어지면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호철 감독은 "그게 실력 아닌가. 계속 점수를 뽑다 보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는데, 그때 오히려 범실을 범하면서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1세트는 선수들이 너무 긴장했던 것 같고, 2세트는 잘해서 가져올 수 있었다"며 "그것(3세트 중반) 때문에 진 건 아니지만, 그 분위기가 그대로 갔다면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은 황민경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볼을 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번 부상을 당했던 부위라서 조심하고 있고, 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선수들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팀 중 하나였다. 플레이오프 그 이상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1라운드 4승2패, 2라운드 4승2패, 3라운드 3승3패로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4라운드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팀의 주전 세터였던 천신통의 부상이 가장 뼈아팠다. 천신통은 지난달 17일 현대건설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치료를 위해 중국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과 3년 총액 21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소영도 시즌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개막 직전 어깨 부상을 당했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소영의 존재감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김호철 감독은 "(이)소영이보다는 빅토리아 쪽으로 많이 공을 주자고 했다. 소영이가 100% 때릴 수 없는 상태"라며 "소영이의 어깨 상태가 100%라면 볼을 때릴 수 있지만,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좀 어렵더라도 빅토리아 쪽으로 가보자고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재활을 위한 시간은 충분했다. 8주라고 진단이 나와서 충분히 휴식기를 가진 뒤 재활 운동에 들어갔는데, 재활을 하면서 본인의 폼이 안 나오더라. 본인은 불안함을 느끼고, 그게 누적됐다"며 "답답해서 (선수에게) 연습할 때 '아프더라도 공을 뿌려야 알지 않겠느냐'라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 재활도 잘해야 하지만, 본인의 의지도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활과 선수의 의지 중 한 가지의 문제라기보다는 둘 다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기업은행 이소영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기대감이 컸던 만큼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봄배구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했고, 팀 구성도 그렇게 만들었다"며 "의외로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팀 원동력을 잃은 것 같다. 그나마 주전 세터가 있으면서 버텼는데, 상황이 바뀌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나 모든 게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사령탑은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호철 감독은 "(정규리그) 잔여경기에서도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생각이다. 마지막까지 팬들을 위해서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