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비용 감축에 힘을 쏟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두 번째 '피의 숙청'을 예고했다.
맨유는 이미 지난해 짐 랫클리프 경이 새 구단주로 부임한 이후 250여 명의 직원들을 해고했지만, 200여 명을 추가로 내보낼 거라는 소식이다. 또한 맨유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캐링턴 훈련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점심도 비용 절감을 위해 빵과 스프로 간단하게 제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짐 랫클리프 경의 관리 아래에서 비용 절감 조치의 일환으로 150명에서 200명 사이의 인원들을 줄일 계획이라는 게 확인됐다"며 "맨유는 런던 사무실 직원 수를 줄일 것이며, 직원들의 식사 제공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언론은 "올드 트래퍼드의 직원 식당은 폐쇄될 예정이며, 캐링턴은 훈련장 건물이 재개장하면 직원들을 빵과 스프만 제공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가 된 랫클리프 경은 맨유 내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 구단 재정을 위해 비용 감축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랫클리프 경이 부임한 이후 맨유에서 일하던 직원들 중 200여 명이 해고됐고, 원정 경기 티켓과 교통비 등 기존 직원들에게 주어지던 혜택도 대폭 감소됐다.
심지어 맨유 직원들은 사소한 비품 구매까지 검사를 받아야 하고, 출장비와 접대비가 제때 나오지 않아 사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맨유 수뇌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인원 감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맨유의 CEO인 오마르 베라디는 구단을 통해 "우리는 맨유가 강력한 위치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구단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만들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며 "안타깝게도 추가 감원을 발표하게 됐으며, 이에 영향을 받는 동료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구단의 재정적인 기반을 안정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지난 5년간 돈을 잃었다"면서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손실을 본다면, 우리들의 목표를 위해 투자를 할 수 없다. 이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단이 될 것이고, 파트너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 타당성을 부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지난해 250여 명의 인원을 감축해 절감한 비용은 3500만 파운드(약 631억원)다. 이번에도 같은 수준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을 해고해 비용을 아끼는 맨유의 새 정책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단지 직원들을 단칼에 내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맨유가 최근 낸 손실의 대부분이 수뇌부의 잘못된 결정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맨유는 2024-25시즌 현재까지 2630만 파운드(약 474억원)의 손실이 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전 감독인 에릭 텐 하흐와 스포츠 디렉터 댄 애쉬워스의 퇴직 고관련 비용 1450만 파운드(약 261억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 감독이 지난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그와 재계약을 맺었으나, 이번 시즌 성적을 내지 못하자 위약금을 주고 해고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단장으로 데려온 애쉬워스는 5개월 만에 맨유를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