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11번째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하며 자신의 위업을 다시 한 번 축구종가에 떨친 손흥민이 조만간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공격포인트 200개 도전이 바로 그 것이다.
손흥민은 23일 열린 입스위치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도움 2개를 한꺼번에 쓸어담으며 프리미어리그 70-70 클럽 가입을 이뤘다.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입스위치의 포트먼 로드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입스위치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74분을 뛰면서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과 결승 골을 연달아 도와 토트넘의 4-1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리그 3연승을 거두고 10승 3무 13패(승점 33)로 20개 팀 중 12위에 자리했다.
역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맹활약해야 잘되는 팀이라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입스위치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18분과 26분 등 8분 간격으로 존슨의 연속골을 전부 어시스트,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8호와 9호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올 시즌 공식전 공격포인트는 35경기 10골 10도움으로 늘어 개인 통산 다섯 번째로 시즌 두 자릿수 득점-도움도 달성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선 6골 9도움을 올렸지만 다른 대회에선 득점이 더 많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6경기에서 3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경기에서 1도움, 리그컵(카라바오컵) 4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이날 손흥민의 도움 장면은 "한 물 갔다"는 최근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전반 18분엔 후방에서 아치 그레이의 롱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같은 헛다리 드리블을 통해 홈팀 선수 2명을 순식간에 제친 뒤 문전으로 빠르게 패스했다. 이를 존슨이 오른발 갖다 대면서 득점으로 완성했다.
이어 8분 뒤에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패스를 찔러넣었고, 존슨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인 폭발적인 드리블과 스피드에 더해 이번 시즌 침투패스 능력을 키웠는데 어느 덧 9도움을 챙기면서 플레이메이커 자질도 넘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그러면서 도움을 9개나 챙겼다. 특히 지난해 9월 브렌트퍼드전, 지난해 12월 사우샘프턴전, 그리고 이날 입스위치전까지 3경기에서 멀티 도움을 챙기며 몰아치기 본능을 어시스트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도 프리미어리그 통산 326경기에서 126골 71도움을 기록해 70골-70도움을 찍었다.
33년째를 맞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70골 70도움은 손흥민이 역대 11번째인 값진 기록이다.
토트넘 대선배인 테디 셰링엄(146골 76도움)을 비롯해 웨인 루니(208골 103도움), 프랭크 램파드(177골 102도움), 라이언 긱스(109골 162도움), 앤디 콜(187골 73도움), 데니스 베르캄프(87골 94도움), 스티븐 제라드(120골 92도움), 티에리 앙리(175골 74도움), 모하메드 살라(181골 84도움), 케빈 더 브라위너(70골 118도움)가 손흥민에 앞서 위업을 이뤘다.
이 중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역으로 뛰는 선수는 살라, 더브라위너, 손흥민 3명뿐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순위에서 현재 득점과 도움 모두 1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빛낸 숱한 영웅들도 70-70 클럽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손흥민 기록의 진가가 더욱 빛난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랭킹 1위 앨런 시어러(360골 64도움)와 2위 해리 케인(213골 46도움)을 비롯해 로비 파울러(163골 39도움), 저메인 데포(162골 33도움), 마이클 오언(150골 31도움) 등 전설적인 공격수들도 70도움까지 채우지는 못했다.
70도움 이상 기록한 선수 중에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50골 111도움), 다비드 실바(60골 93도움), 제임스 밀너(55골 89도움), 데이비드 베컴(62골 80도움), 크리스티안 에릭센(54골 77도움), 애슐리 영(50골 74도움)이 70골까지 넣지는 못했다.
골과 도움에 모두 능한 만능 공격수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뜻인데 손흥민이 세계 축구의 엘도라도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또 한 번의 금자탑을 쌓고 이름 석자를 올렸다.
손흥민은 최근 33살 나이에 따른 '에이징 커브' 혹평에 휩싸였다. 특히 윙어로서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스피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손흥민도 최근 1년 사이 그런 능력들이 감소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토트넘 홋스퍼 구단이 그를 올여름 이적료 받고 팔 수 있다는 주장이 돌출됐다. 지난 2023년 여름에 그에게 러브콜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 그리고 같은 사우디 리그인 알힐랄 등이 그의 행선지로 꼽혔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수 있다는 보도도 내놨다.
한퍈으론 재정건전화를 추구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도 있었는데 일단은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뛸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제 손흥민이 쌓아나갈 기록은 당장 프리미어리그 공격포인트 200개를 들 수 있다. 손흥민은 24일 현재 197개를 기록하고 있는데 남은 12경기에서 부상 없이 지금처럼 출전시간을 얻는다면 공격포인트 3개를 무난히 추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어 살라와 더 브라위너, 콜이 갖지 못한 80-80 클럽 가입도 내다볼 수 있는데 도움을 9개 쌓아야 하기 때문에 현 추세대로라면 이번 시즌은 어렵고,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서 주전 입지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은 공격포인트 200개를 찍는 것이 그의 앞에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