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전문 스트라이커 부재로 깊은 고민에 빠진 울산HD가 지난 두 시즌간 최전방을 책임졌던 주민규와 적으로 만난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3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지난 16일 홈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서 '승격팀' FC안양에게 0-1로 덜미를 잡히며 K리그1 3연패 구단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울산은 이번 대전 원정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대전과의 경기를 앞두고 울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정적 상황을 확실하게 해결할 스트라이커 부재가 지난 두 경기에서 울산을 괴롭히고 있다.
울산은 지난 12일 시즌 첫 경기였던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울산은 여섯 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한 골만 득점하는 데 그쳤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브라질 용병 야고의 결정력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진 안양과의 K리그1 홈 경기에서도 골 결정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날은 야고 대신 신입생 허율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울산은 총 15개의 슈팅을 때렸으나 골문과 가까웠던 슈팅은 전반 18분 허율의 왼발 슈팅이 전부였다. 넣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으나 순간적으로 만들어진 일대일 상황이었고, 울산이라는 구단의 주전 공격수라면 넣어줬어야 할 기회였다. 하지만 허율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반면,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울산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던 안양은 브라질 공격수 모따의 헤더 슈팅이 울산의 골망을 가르며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울산과 안양의 경기는 공격수 결정력에 의해 갈렸다고 볼 수 있었다.
득점력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울산은 공식전 2연패로 아직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기회가 왔을 때 이를 마무리할 공격수를 찾지 못한다면 울산의 고민은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전 원정에서 울산은 지난 두 시즌간 해결사로 활약했던 주민규와 적으로 만난다.
주민규는 지난 2023, 2024시즌 울산에서 두 시즌 동안 뛰면서 총 27골 6도움을 기록하며 울산의 리그 3연패를 이끈 주역으로 활약했다. 2023시즌 17골 2도움을 올린 주민규는 이때 활약으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하며 늦깍이 공격수 탄생을 알렸다.
지난 시즌에는 문전에서 다소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는 등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울산도 시즌 중반까지 부진하다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시즌 종료 후 울산과 주민규는 결별을 택했다. 울산은 세대교체 일환으로 나이가 많은 주민규 대신 젊은 공격수 허율을 광주에서 영입했고, 주민규는 자신의 대표팀 데뷔를 성사시킨 황선홍 감독을 따라 대전으로 향했다.
주민규는 대전 이적 후 첫 경기였던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개막전서 멀티골을 넣으며 여전한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물론 울산 입장에서 주민규와 결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결정력은 뛰어났으나 경기력에 기복을 보였고, 경기 템포 측면에서도 주민규 출전 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오랫동안 붙잡을 자원은 아니었다.
다만 주민규가 대전에서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가고, 반면 울산 공격수들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아쉬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맞대결은 그래서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울산이 주민규 같은 정통 9번 스트라이커 없이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줄지, 반대로 주민규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고 K리그 최정상 공격수라는 걸 다시금 입증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