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피겨스케이팅 한국 국가대표 임해나, 권예. 20일 ISU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리듬댄스 연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목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무사히 연기를 마쳤다.
임해나-권예 조는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에서 기술점수(TES) 41.08점, 예술점수(PCS) 31.29점으로 총점 72.37점을 빚었다. 출전한 14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두 선수의 최고점인 74.11점에는 조금 모자랐다. 3위인 캐나다의 마저리 라조이-재커리 라가 조의 82.86점과 큰 차이가 벌어져 입상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전체 7번째로 연기에 나선 임해나-권예 조는 리듬댄스 프로그램 '아이 갓 유, 댄스 투 더 뮤직(I got you, dance to the music)'에 맞춰 힘차게 출발했다.
첫 번째 과제인 시퀀셜 트위즐에서 임해나는 레벨 4, 권예는 레벨 3를 받았다. 패턴 댄스 타입 스텝 시퀀스(레벨 1) 이후 미드라인 스텝 시퀀스는 나란히 레벨 2로 처리했다. 코레오그래픽 리듬 시퀀스(레벨 1)로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들고 회전하는 고난도 기술인 로테이셔널 리프트는 레벨 4로 소화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임해나는 "좋은 점수를 받아 정말 행복하다. 다만 퍼포먼스 도중 흔들리거나 움직임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게 조금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예는 영어로 "우리가 이 점수를 받게 돼 무척 기쁘다. 일부 퍼포먼스에서 약간 불안하다고 느꼈지만 전반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린 계속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 임해나(왼쪽)와 권예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임해나(왼쪽)와 권예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계 캐나다인인 권예는 본래 '취안예'라는 이름으로 뛰었다.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인 임해나를 따라 한국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그러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도움을 받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특별 귀화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를 거쳤다. 지난해 12월 초 법무부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린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국적증서를 받고 국민 선서를 해 특별 귀화 절차를 끝마쳤다. 권예의 영문 이름은 'Quan Ye'다. 한글 표기와 발음상 편의를 위해 한국에서는 '권예'로 새 삶을 살기로 했다.
귀화 후 이번 대회를 통해 첫 국제대회 출전에 나섰다. 권예는 먼저 한국말로 "너무 행복했어요"라며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영어로 "모든 팬들이 태극기를 흔들어줘 정말 감사했다.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예가 귀화를 결정한 이유는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ISU가 주최하는 피겨 대회 페어 혹은 아이스댄스에서는 짝을 이룬 두 선수 중 한 선수의 국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두 선수가 같은 국적을 가져야 했다. 권예는 특별 귀화에 성공했으나 '해당 나라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 14일 중국에서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올림픽에는 해당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해나-권예 조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임해나(왼쪽)와 권예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임해나(왼쪽)와 권예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예는 "지금은 세계선수권대회(현지시간 3월 25~30일·미국 보스턴)를 통해 올림픽에 진출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개인 최고 기록과 최고 순위를 경신하고 올림픽에도 나서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마지막으로 임해나는 "연기하는데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엄청 많아 감동이었다. 한국 팬분들이 기대해 주시고 열심히 응원해 주셨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임해나-권예 조는 2022-2023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3월 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2위에 올라 아시아 최초 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이후 시니어 무대에선 입상 성적이 없다.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2차 대회서 7위, 5차 대회서 9위에 그쳤다.
이번 사대륙선수권 두 선수의 최종 순위는 오는 22일 프리댄스까지 마친 뒤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피겨 사대륙선수권대회는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4개 대륙 선수가 경쟁하는 메이저 대회다.

피겨스케이팅 임해나(오른쪽)와 권예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목동,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