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부활을 꿈꾸는 K리그 명가 전북 현대의 겨울 이적시장 '야심작' 공격수 콤파뇨가 첫 경기부터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전북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2023년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끌던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던 콤파뇨는 자신을 향한 기대감에 부응하듯 전북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공식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3일 태국 빠툼타니에 위치한 BG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트FC(태국)와의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 1차전에서 콤파뇨의 멀티골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또한 전북이 오랜만에 시원시원한 공격을 앞세워 다득점 승리를 거두면서 포옛 감독이 전북의 팀 컬러인 '닥공 축구'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포옛 감독은 자신의 전북 데뷔전에서 4-2-3-1 전형을 사용했다.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최철순, 김영빈, 박진섭, 김태환으로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허리는 한국영과 이영재가 받쳤고, 송민규, 이승우, 전병관이 2선에서 최전방의 콤파뇨를 지원했다.
포트도 4-2-3-1 전형을 선택했다. 주장 솜폰 요스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차이야왓 부란, 치나왓 웡차이, 찰렘삭 아욱키, 아스나위 바하르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은 프란스 푸트로스와 노보루 시무라로 구성됐다. 펠리페 아모림, 워라칫 카니스리밤펜, 아논 아몬렐트삭이 2선에 배치됐다. 론사나 둠부야가 최전방에서 전북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홈 팀 포트는 전반 5분 최전방 공격수 둠부야의 슈팅으로 전북 골문을 위협했지만 둠부야의 슈팅은 위로 높게 떴다. 전북은 전반 10분 전병관의 슈팅과 전반 11분 콤파뇨의 헤더 슛으로 맞불을 놓았다.
전북이 먼저 웃었다. 전반 19분 주장 박진섭이 선제골을 터트린 것이다.
전북 선수들은 코너킥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했고, 이영재가 올린 크로스를 콤파뇨가 머리로 밀어준 게 이승우에게 향했다. 이승우는 다시 머리로 공을 떨궜고, 이를 문전에 있던 박진섭이 발로 차 넣으며 포트 골네트를 흔들었다.
선제골로 분위기를 가져온 전북은 계속해서 포트 골문을 두드렸고, 5분 뒤 추가골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전북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장신 스트라이커 콤파뇨가 빛났다.
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포트 수비진이 멀리 걷어내지 못했고, 이 공을 박진섭이 잡았다. 박진섭은 문전을 향해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는데 콤파뇨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연결해 자신의 데뷔골을 뽑아냈다.
콤파뇨의 헤더는 꾸준히 위협적이었다. 콤파뇨는 전반 27분에도 김태환의 얼리 크로스를 헤더로 받았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콤파뇨의 압도적인 제공권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포트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전반전에만 두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해 경기 흐름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전반 34분 센터백 웡차이와 측면 공격수 아몬렐트삭을 불러들이고 파콘 프렘팍과 피라돌 참랏사미를 내보냈다.
그러나 경기 주도권은 여전히 전북이 쥐었다. 전북은 전반 45분 이승우와 이영재의 연계 플레이 끝에 이영재의 과감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이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치며 2-0 스코어를 갖고 터널로 향했다.
후반전도 전북이 주도했다. 전북은 후반 2분 이승우의 패스에 이은 콤파뇨의 슈팅으로 후반전의 포문을 열었다. 콤파뇨의 발을 떠난 공은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계속해서 맹공을 퍼부은 전북이 후반 4분 기어코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전북의 에이스 송민규가 장신 스트라이커 콤파뇨 앞에서 자신의 헤더 능력을 자랑했다.
전북이 역습 상황에서 측면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공을 잡은 이영재가 침착하게 타이밍을 노리다 골문 반대편으로 쇄도하는 송민규를 확인하고 정교한 크로스를 보냈다. 송민규는 자신을 견제하는 수비가 없는 자유로운 상황에서 방향만 바꾸는 헤더 슛을 시도해 포트의 골망을 갈랐다.
포트는 후반 5분 펠리페의 슈팅과 후반 12분 둠부야의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펠리페가 쏜 슈팅은 송범근에게 막혔고, 둠부야의 슈팅은 영점이 맞지 않았다.
두 팀의 차이는 결정력이었다. 전북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콤파뇨가 또다시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15분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콤파뇨가 펄쩍 뛰어올라 머리로 내려찍어 득점에 성공했다. 콤파뇨를 견제하려던 포트 수비수는 콤파뇨의 압도적인 높이에 손도 쓰지 못하고 팀의 실점을 지켜봤다.
승기를 잡은 전북은 후반 18분 송민규와 이승우를 전진우, 강상윤으로 교체하면서 주말에 열릴 K리그 개막전을 준비했다. 후반 25분에는 콤파뇨도 박재용과 교체되어 나왔다.
경기는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고, 급할 게 없는 전북은 천천히 경기를 운영하면서 교체카드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후반 36분 이영재와 전병관을 김진규, 권창훈으로 교체해 교체카드를 모두 썼다.
포트는 전후반 내내 한 번도 전북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전북의 4-0 대승으로 끝났다.
멀티골 덕에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콤파뇨는 "데뷔전에서 득점해 팀에 도움이 되어 기쁘다"면서도 "동료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도움을 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첫 번째 경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첫 발걸음을 잘 내디뎠다. 곧 K리그 일정이 있는데 (포트전) 승리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또 "나에게 좋은 크로스가 왔다. 두 번의 크로스 외에도 김태환의 크로스가 좋았는데 득점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제는 김천 상무와의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포트전은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승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전북은 오는 16일 김천 상무와 2025시즌 K리그1 첫 경기를 소화한 뒤 20일 포트를 '전주성'으로 불러들여 ACL2 16강 2차전을 치른다.
사진=전북 현대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