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호주 질롱의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내야진 구상으로 고민 중인 이강철 감독은 천성호의 활약을 기대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호주 질롱, 조은혜 기자) 내야에서 외야로, 다시 외야에서 내야로 복귀한 KT 위즈 천성호가 주전의 기회를 잡을까.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호주 질롱의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올해 내야진 구성에 고민이 많은 이강철 감독에게 올 시즌의 포인트를 묻자 이 감독은 "천성호가 어디에 자리를 잡아주느냐다. 2루에서 주전을 잡아주면 좋겠다. 그럼 타선의 힘이 좋아지고 짜임새가 생긴다"고 기대했다.
천성호도 이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이 저한테도 '제발 잘해서 잡아줬으면 좋겠다' 얘기해주셨다"고 웃은 그는 "이런 기대도 오히려 즐기면서 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항상 감독님께서 준비 잘하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일단 방망이보다는 수비 쪽에 더 포커스를 두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2회말 2사 KT 천성호가 타격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데뷔 후 가장 많은 75경기에 나갔던 지난해, 그래프는 파도를 쳤다. 시작은 너무 좋았다. 개막 선발 기회를 잡은 천성호는 3월 8경기에서만 타율 0.529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4월까지 타격감을 유지하며 3할 중반대 타율을 지켰지만, 5월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후반기에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기기도 했으나 다시 그 '미친' 타격감까지는 볼 수는 없었다. 최종 성적은 75경기 69안타 1홈런 17타점 41득점 7도루 타율 0.295.
천성호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정말 재미있었지만 안 될 때는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보니까 도움이 많이 된 시즌이다. 계속 잘 됐다면 당연히 더 좋았겠지만, 안 됐던 부분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올해는 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너무 잘하려고만 하다 보니 잘 안 됐을 때 거기에 너무 빠졌던 것 같다. 수비가 안 되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도와주려고 해야 하는데, 하나가 안 되면 다른 하나까지 안 되는 게 있어서 미안하기도 했다"면서 "그런 것도 멘탈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빨리 털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을 해줘서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2사 2루 KT 천성호가 타격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이강철 감독은 천성호에 대해 "비시즌에 계속 지켜봤는데 결혼 후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하러 나오더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쉬었을 것이다"라고 전하며 "진짜 열심히 했으면 잘 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성호는 "감독님 오실 때마다 마주쳤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 "지금까지 보냈던 비시즌과는 다르게 한 번 보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좋아했던 음식들을 싹 끊었다. 천성호는 "연습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먹는 것도 많이 조절했다. 원래 군것질을 좋아하는데 과자나 아이스크림, 라면 이런 것들을 아예 안 먹고, 야식도 안 먹었다. 요즘 식단 관리를 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잘하는 선수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한 번 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해 신혼인 천성호는 "라면을 3일에 한 번은 먹었던 것 같은데, 한 번 위기가 있었는데 잘 이겨냈다"면서 "아내가 나랑 같이 야식 먹는 게 로망이었는데 바로 끊어버리면 어떡하냐고 하기도 했다. 대신 올 시즌에 잘하면 봐주겠다고 해서 잘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천성호는 "확실히 다리도 가볍고, 다음날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은 게 느껴진다"면서 "비시즌 때 운동도 제일 많이 했고, 좋아하는 것도 안 하면서 준비했다. 개막이 기대가 되고 약간 설레기도 한다. 만약 이렇게 해서 잘 되면 이게 나한테 맞는 거구나 생각하고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한테는 중요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6회초 1사 KT 천성호가 중전안타를 날린 후 귀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