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시즌 내내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한 탓이 선수에게 향하고 있다.
손흥민이 리버풀전 부진으로 인해 주장감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비판까지 듣게 됐다.
토트넘이 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지난 1월 9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1-4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에겐 무기력한 경기였다. 아무런 공격도 하지 못한 채, 4실점을 헌납하며 17년 만에 우승 도전을 또다시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전반 34분 코디 학포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전반 종료 직전 히샬리송이 부상을 당하면서 악재를 맞았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2005년생 유망주 마티스 텔이 갑작스럽게 토트넘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후반전도 절망적이었다. 후반 시작 4분 만에 토트넘은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모하메드 살라가 이것을 성공시키면서 이제 리버풀이 리드를 가져갔다.
기세가 오른 리버풀은 후반 30분 도미닉 소보슬러이의 추가 골과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어질 판다이크의 헤더 쐐기 골까지 더해 토트넘을 무너뜨렸다.
이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후반 중반 크로스바를 강타한 슈팅 이외에 리버풀 수비에 막혀 활약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90분간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59%(10/17), 유효 슈팅 0회, 터치 29회, 드리블 성공 0회, 크로스 성공 0회, 리커버리 3회, 경합 성공 1회 등 활약이 미미했다.
중요했던 경기에 결정적인 활약을 하지 못하자, 손흥민은 주장감으로 최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토트넘 출신 레전드인 제이미 래드냅이 손흥민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스카이 스포츠'에서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레드냅은 "나는 손흥민이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난 손흥민이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토트넘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시기를 돌아봤다. 대체 손흥민은 하는 일이 무엇인가?"라며 손흥민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레드냅은 또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불쌍하다"며 "제드 스펜스는 너무 많은 일을 했다. 어린 선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끌어주는 선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토트넘에는 그럴 만한 선수가 없다. 토트넘은 최근 기대 이하의 모습을 자주 보여줬지만, 리버풀전은 유독 끔찍했다"고 했다.
이를 전하면서,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래드냅이 카라바오컵에서 굴욕을 겪은 손흥민을 비판했다. 토트넘 주장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왓포드에서 활약했던 트로이 디니 역시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영향력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방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이 수년간 토트넘의 상징이었고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둔화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의 공격포인트 생산성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현금화할 때가 된 걸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영국 매체 '팀 토크' 역시 "손흥민이 더 이상 예전 같은 선수가 아니다. 토트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 같다. 최근 해리 케인과 위고 요리스가 팀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주장으로서 과중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고 여름에 적절한 가격으로 이적하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윌송 오도베르가 올 시즌에 컨디션을 유지했다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이 얼마나 많이 선발 출장했을지 흥미로운 주제였을 것"이라며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많은 출전 시간이 부담이 됐을 거라고도 짚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할 때 득점력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23-2024시즌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려움이 크다. 득점 페이스는 스포츠 탈장 이슈가 있었던 2022-2023시즌 10골 페이스와 비슷하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통산 172골을 넣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토트넘에서 뛰는 동안 우승컵을 들지 못했고, 지난 시즌부터는 팀 주장을 맡고 있으나 중요한 순간 해주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며 비판 대상으로 전락했다.
스포츠바이블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합쳐 10골을 넣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시즌이 끝나면 손흥민이 떠나길 바라고 있다"고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내년 여름 종료된다. 본래 계약대로는 이번 시즌까지 뛰는 것이었으나 토트넘이 지난달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한 시즌 더 뛰게 됐다.
토트넘은 그러면서 손흥민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자원들을 대거 물색해 보강했다. 대표적으로 윌송 오도베르를 영입했는데 곧바로 부상을 당해 장기간 이탈해 그 효과가 무색한 상황이다. 임대 중인 티모 베르너는 사실상 완전 이적이 어려워졌고 기대를 안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양민혁은 퀸즈파크 레인저스로 임대 이적해 경험을 쌓고 여름에 돌아올 예정이다.
적어도 올 시즌은 손흥민이 최대한 왼쪽에서 버티면서 토트넘의 중상위권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로테이션 없이 손흥민이 계속 혹사를 당하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손흥민은 물론 토트넘에게도 악영향이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리더십이 부족해 보인다는 비판을 이어가며 다가오는 여름 한번 더 FA가 되기 전에 그를 판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