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해 모습을 드러내는 쿠바 출신 강타자 야시엘 푸이그, 지난해 삼성에서 올해 키움으로 옷을 갈아입고 등록명까지 바꾸며 새 출발 하는 루벤 카디네스 등 키움 히어로즈 두 타자가 첫 선을 보였다.
키움은 7일 "현지시간으로 6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이번 스프링캠프 첫 라이브 배팅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피칭 머신과 불펜 투수를 상대로 타격 훈련을 한 두 외인 타자는 이날 주승우, 이강준, 손현기 등 키움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키움은 올해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외인 타자 두 명과 계약한 팀이다. 나머지 9개 구단은 모두 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외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앞서 키움은 지난해 11월 26일 2025시즌 외인 선수 계약을 공식 발표하면서 푸이그와 카디네스 등 두 타자의 한국 무대 복귀를 알린 적이 있다. 투수는 케니 로젠버그 한 명만 쓰기로 했다,
대신 2024시즌까지 함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 모두 재계약하지 않기로 밝혔다.
키움은 우선 푸이그와는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 조건으로 팀 복귀에 합의했다.
이번 계약으로 푸이그는 3년 만에 다시 키움으로 돌아온 셈이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푸이그는 2022시즌 큰 주목을 받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푸이그는 2022시즌 타율 0.277, 131안타, 21홈런, OPS 0.841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 윈터리그, 멕시칸리그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푸이그는 2024시즌 멕시칸리그 아길라 데 베라크루스에서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 18홈런, 43타점, OPS 1.020의 성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디네스는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카데나스란 이름으로 7경기를 뛴 적이 있다. 카디네스는 삼성 시절 KBO리그 데뷔 두 경기 만에 비거리 140m 초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파워히터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옆구리 통증이 발생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10경기도 뛰지 못한 채 KBO리그 무대를 떠나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키움은 영입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옆구리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확인했고, 두 차례 화상면담을 진행해 선수의 성향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성실성, 책임감 등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키움의 애리조나 캠프에 가세한 둘은 라이브 베팅을 통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25 KBO리그 개막에 대비하기 위한 수순을 밟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두 선수는 최대한 많은 공을 보며 타이밍과 밸런스를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며 "푸이그는 특유의 힘 있는 스윙으로 몇 차례 강한 타구를 만들어 냈고, 카디네스도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타격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오윤 타격 코치는 "푸이그와 카디네스 모두 라이브 배팅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타격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라 캠프 기간 준비를 잘하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푸이그는 "첫 라이브 배팅에서는 공을 많이 보며 감각을 익히려 했다. 파울 타구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며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대만 2차 캠프에 예정된 연습경기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카디네스는 "오랜만에 투수들의 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부상 회복 후 처음으로 진행한 라이브 배팅이었기 때문에 공을 정확히 맞히는 데 집중했다"며 "현재 몸 상태는 완벽하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 시즌 준비를 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키움은 두 타자 영입을 위해 많은 검토를 거쳤다.
외인 타자를 둘이나 뽑는 게 최근 KBO리그 구단에선 거의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푸이그와 카디네스를 데려올 때 키움 구단은 "지난 시즌 팀의 약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들을 파악했고, 특히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모였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며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 결과는 팀의 방향성과 외국인 선수 영입 방침,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타력을 갖춘 푸이그와 카디네스의 합류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키움은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는데 외인 타자 두 명 영입 승부수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게 됐다.
라이브베팅까지 소화하는 등 두 타자의 KBO리그 컴백 준비는 순항 중이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 삼성 라이온즈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