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김지수 기자) "비즈니스 클래스보다 동기들 축하가 더 좋더라구요"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윤영철은 2024 시즌 종료 후 연말 모임에서 입단 동기들의 우승 축하를 원 없이 받았다. 2022년 WBSC U-18(18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했던 청소년 대표팀 연말 모임에서 화제는 단연 KIA의 통합우승이었다.
윤영철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의 그레이트 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친 뒤 "확실히 우승하니까 너무 좋더라. 주변에서 축하 연락도 많이 받았고, 청소년 대표팀 모임에서도 다들 부러워하더라. 매년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고 웃었다.
윤영철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2024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큰 아쉬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KIA가 우승을 차지한 기쁨이 훨씬 더 컸다.
윤영철은 "나도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당연히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게임을 치를수록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등판하지 않더라도 팀이 빠르게 우승하는 게 훨씬 좋고 나중에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돌아봤다.
윤영철은 그러면서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른 2023년 겨울을 회상했다. 당시 청소년 대표팀 연말 모임에서 LG의 우승을 경험한 포수 김범석, 투수 박명근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KIA는 2023 시즌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여파 속에 페넌트레이스를 6위로 마감했다. 5위 두산 베어스에 단 1게임 차로 뒤지면서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윤영철은 데뷔 시즌 25경기 122⅔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로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반면 동기생 김범석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역사적인 순간 현장을 지켰다. 4차전에서는 대타로 출전해 안타까지 기록하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윤영철은 "재작년(2023년) 연말에 청소년 대표팀 모임 때 LG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온 박명근, 김범석에게 정말 부럽다는 말을 했었다"며 "작년에는 내가 많은 축하를 받고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윤영철은 그러면서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온 기쁨보다 청소년 대표 동기들의 축하를 받은 일을 더 뿌듯하게 여겼다.
KIA는 이번 미국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코칭스태프 22명, 선수 38명 등 60명의 선수단 전원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왔다. KIA 구단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통상 해외 스프링캠프 비즈니스 클래스는 감독, 단장에게만 지원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고액 연봉 선수들이 사비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는 흔히 있지만, 선수단 전원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은 전례가 없었다.
KIA 선수단 전원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은 다른 구단에서도 화제가 됐다. "우리도 우승해서 내년에는 비즈니스 타자"라는 농담도 자주 들렸다.
하지만 윤영철은 "동기생들이 내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미국에 온 것보다 KIA가 지난해 우승한 걸 더 부러워했다"며 "'아 이래서 우승이 좋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또 "우승을 했다고 밥을 사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LG 김범석, 박명근도 마찬가지였다"며 "연말 모임은 철저하게 매월 내는 회비로 결제한다"고 덧붙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