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좌완 루키 김태현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소속팀의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선배들과 함께 프로 데뷔 시즌을 준비 중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스프링캠프에서 박세웅 선배에게 슬라이더를 꼭 배우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 김태현은 프로 데뷔 시즌부터 '중요' 전력으로 분류됐다. 지난달 25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시작된 소속팀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태현은 지난해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는 팀 내 좌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마추어 시절 또래 타자들을 압도했던 김태현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김태현은 신장 185cm, 체중 87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췄다. 광주제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작년에는 고교 대회 19경기, 61⅓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1.33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025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김태현을 과감히 포함시켰다. 출국에 앞서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워낙 평가가 좋다"며 대만 전지훈련 기간 직접 구위를 체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태현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대만에서 프로 데뷔를 준비 중이다. 아직 얼굴에 앳된 느낌이 가득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싸움닭' 기질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지난달 25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시작된 소속팀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태현은 1군 스프링캠프 참가 출사표로 "올 시즌 준비를 잘해서 부상 없이 1군에 올라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신인왕은 열심히 던지다 보면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인인 만큼 프로 입단 첫해 참가한 스프링캠프에서 하루종일 긴장할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김태현의 경우 전지훈련 초반에는 설렘보다 떨림의 감정이 더 많아 보였다.
김태현은 이 때문에 대선배 박세웅에게 전수 받고 싶었던 슬라이더 관련 질문은 쉽게 꺼내지 못했다. 대만 출국 직전 "스프링캠프 기간 박세웅 선배에게 꼭 슬라이더를 배우고 싶다"며 "아직까지는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 대만에서는 한번 여쭤보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시간적, 심적 여유가 없었다.
김태현은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과 커브, 포크볼을 구사한다. 구위만 놓고 본다면 1군에서도 당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좌타자를 상대하는데 큰 무기가 될 수 있는 슬라이더 추가 장착이 필요하다.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지난달 25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시작된 소속팀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마침 롯데에는 현역 선수 중 손꼽히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있다. 박세웅도 후배를 위해서라면 실전 연습경기 전 얼마든지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박세웅은 "아직 어린 선수들이 내게 쉽게 다가와서 얘기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웃은 뒤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다들 긴장감 속에 훈련하다 보니까 나이 차가 있는 선배에게 다가오기 어려울 거다. 조금씩 분위기가 풀어지고 서로 소통이 많아지면 김태현이 내게 자연스럽게 슬라이더를 물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태현에게는 언제든지 내 슬라이더를 다 알려줄 수 있다. 사실 내가 던지는 법을 말해준다고 해서 100% 던질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다"며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는 아낌없이 김태현에게 다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